[스페셜2]
G-시네마 다양성영화 시나리오 기획개발지원사업 쇼케이스 ① ~ ③
2018-07-26
글 : 송경원
사진 : 백종헌
좋은 시나리오를 찾는 이야기꾼들의 만남
권형진, 이주헌, 윤제균, 김준, 최신춘, 신연식(왼쪽부터).

7월 17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다양성영화 시나리오 쇼케이스 행사가 열렸다. 경기콘텐츠진흥원과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이 함께하는 이번 행사는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기획·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시나리오를 모으고 선정하는 것에 그친 여타 공모전과 달리 이번 기획개발지원사업은 문자 그대로 개발과 지원 부분을 좀더 특화했다. 영화계 키플레이어들을 멘토로 선정해 선정된 작가들과 장기간 멘토링 과정을 거친다는 게 차별화된 지점이다. 응모된 수백편의 시나리오 중 본심 선정작으로 15편이 추려지고 멘토들이 2~3편씩 맡아 시나리오 개발을 도울 예정이다. 3개월에 걸친 장기간의 멘토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쇼케이스를 통해 시나리오 개발의 중간 과정을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김준 작가의 <뚱스>, 최신춘 작가의 <밤도망>, 이주헌 작가의 <재판>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공개했다. 김준 작가의 멘토인 윤제균 감독, 최신춘 작가의 멘토 신연식 감독, 이주헌 작가의 멘토 권형진 감독과 함께 이야기의 즐거움과 시나리오 개발의 어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들어봤다.

-G-시네마 다양성영화 시나리오 기획개발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윤제균_ 처음에 감독조합과 경기영상위원회,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의기투합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감독조합 입장에서 말하자면 기존의 시나리오 공모전보다 좀더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통로를 마련하고 싶었다. 의욕적인 출발을 했다.

=신연식_ 기존의 시나리오 공모전은 선발 이후 피드백과 관리가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이번엔 작가들에게 도움도 되면서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였다. 심사위원들도 다양한 장르를 지원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윤제균_ 나를 포함해 임필성, 양익준, 신연식, 권형진, 이경미, 노덕 감독까지 총 7명의 멘토가 각자 2편씩 작품을 선정하고 지원한다. 총 15편을 뽑아야 해서 나는 3편을 봤다. 나는 휴먼 코미디에 집중해서 심사했다. 각자 45편의 완성된 시나리오를 읽고 하는 거라 만만찮은 일정이었는데 하다보니 요령이 생기더라.

=권형진_ 솔직히 죽을 것 같은 일정에 말도 안 되는 분량이었는데. (웃음) 좋은 작품과 안 좋은 작품이 의외로 선명하게 갈려서 가능했던 것 같다. 각 감독님들이 선택한 경향이 절묘하게 달라서 한 작품에 몰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아무래도 장르와 상업화를 염두에 둔 공모인 만큼 다들 확실한 자기 색을 보여준 것 같다.

신연식_ 권형진 감독님이 멘토하는 <재판>을 다들 만장일치로 뽑았고 원했던 시나리오 중 하나였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권 감독님이 선택을 받았다. (웃음)

-지원한 멘티들도 희망하는 멘토를 고르는 방식이었나. 전체적인 경향이 궁금하다.

신연식_ 멘토들이 3순위까지 지원하고 싶은 시나리오를 써서 냈다. 그럼 멘티들이 그걸 보고 자신을 도와주었으면 하는 멘토를 최종 선택했다.

권형진_ 희망 멘토로 누가 얼마나 많이 언급되었는지도 은근히 신경이 쓰이더라. 아무래도 나를 1순위로 꼽은 작가의 시나리오를 좀더 꼼꼼히 읽게 된다. (웃음) 취향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최종적으로 상업영화로 완성이 될 수 있을지가 중요했다. 조금만 만지면 제작될 수 있을 것 같은 영화들. 이건 내가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들. 그게 기준이었다.

윤제균_ 뽑힌 15편은 주제도, 장르도 다양하지만 전체 지원작들을 보면 일단 스릴러가 강세였다. 연쇄살인, 형사, 조폭 등 어둡고 자극적인 소재가 많으니 그런 쪽은 눈이 잘 가지 않았다. 이번에 뽑힌 영화들은 새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아직 과정 중에 있지만 참여한 작가 입장에서 이번 지원사업을 평가한다면. 앞으로 어떤 지원과 개선을 하면 창작활동에 도움이 될 것 같은가.

=이주헌_ 지원금이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 상금은 높은데 진행 과정에 지원되는 금액은 넉넉하지 않다. 우린 아직 배고프다. (웃음)

=김준_ 기회는 많을수록 좋으니 이런 지원사업들이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멘토링 자체는 즐거운데 쇼케이스를 통해 여러 차례 개발 상황을 보고해야 하는 건 약간 부담되는 측면도 있다. 물론 나는, 피칭 스킬을 배울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 (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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