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목격자> 이성민 - 일상의 남자
2018-08-07
글 : 김성훈
사진 : 오계옥

올해 출연작만 무려 4편이다. 지난 4월 개봉했던 <바람 바람 바람>, 이번 여름 시장에서 한주 간격으로 맞붙는 <공작>(8월 8일 개봉)과 <목격자>(8월 15일 개봉) 그리고 하반기에 개봉하는 <마약왕>에서 이성민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누구보다 부지런히 일하고 있는 그는 “동네(영화계) 사람들은 지난해 찍은 영화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관객은 ‘한국영화에 쟤(이성민)밖에 안 나와’라고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웃음) 어쩌겠나, 운명인데”라고 특유의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아파트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우연히 살인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특정 상황에서 벌어지는 사건도, 특정 직업을 가진 주인공도 아니었던 까닭에 인상적이었다. 상훈이 살인을 목격했다는 사실을 신고할지 끝까지 고민하는 것도 공감됐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서사를 풀어가는 방식이 굉장히 촘촘했다. 스릴러나 호러 장르라고 생각한 적 없는 것도 그래서인데 막상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들어보니 되게 무섭다고 하더라. 관객이 아파트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서 무서움을 느낄 수 있을까, 궁금하다.

-상훈이라는 캐릭터는 드라마 <미생>(2014)에서 연기했던 오상식 과장이 떠오를 만큼 평범한 회사원이더라.

=촬영 초반에는 <미생>처럼 찍은 것 같아서 ‘누가 봐도 오상식인데 다시 찍어야 하는 거 아냐’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웃음) 얘기한 대로 상훈은 지극히 평범해 특별한 매력이 없는 사람이다. 실제 내 또래로, 열심히 일해서 가족을 부양하고 아파트를 장만한 가장이다. 인물이 아닌 상황으로 풀어가는 이야기인 까닭에 이야기에 맞게 외형을 따로 준비하거나 특별한 액션을 미리 연습하지 않아도 됐다. 오상식이나 상훈 같은 생활 밀착형 연기가 인물에 몰입하는 데 수월한 것 같다.

-내가 상훈이었다면 그 상황에서 신고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던졌을 것 같다.

=나도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서 작업하는 내내 그 생각을 했다.

-간단하게 경찰에 신고하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가. (웃음)

=촬영 전 감독님과 가장 많은 얘기를 나눈 것도 그 부분이다. 상훈이 경찰에 신고할지 고민하는 게 그가 가진 딜레마인데 신고하면 이야기가 안 되니 신고할 수 없는 상황을 설득력 있게 구축하는 게 중요했다. 상훈이 고층에 살았더라면 살인사건을 모른 척할 수 있었을 텐데 그가 사는 6층은 상훈도, 범인도 서로를 모른 척하고 넘어가기에 애매한 거리다. 또, 범인이 압도적으로 묘사돼야 신고를 하면 나와 내 가족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공포감이 형성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민한 디테일을 촬영 전이나 현장에서 적극 반영했다.

-얘기처럼 상훈은 혼자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보다 범인의 행동에 따라 리액션하는 역할인데.

=감독님한테 (곽)시양이가 절대적으로 무서워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래야 상훈의 공포심도, 이야기도 살 수 있으니까.

-스릴러는 처음 부딪히는 장르인데, 서스펜스를 구축하기 위해 계산된 연기가 중요했을 것 같다.

=다른 작업보다 머릿속에서 구상을 많이 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쉴 새 없이 주어지는 상황에 맞게 연기하면 돼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상황만큼이나 아파트라는 공간 또한 인물에 몰입하는 데 중요했을 것 같다.

=평범한 아파트였다. 아파트 주민들이 촬영에 협조를 잘해주셨다. 영화를 찍으면서 우리끼리 공간, 날씨 운이 따라줘 축복받았다는 얘기를 나눴을 정도다.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 감독님이 ‘눈이 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마침 폭설이 내려 촬영 마지막 날 눈 신을 찍을 수 있었다.

-<공작>과 <목격자>를 홍보하랴, 신작 <미스터 주>(감독 김태윤) 촬영하랴 너무 바쁜 거 아닌가.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웃음) (<공작>이든 <목격자>든) 영화를 알릴 수 있는 건 다 해야지. 차기작 <미스터 주>에선 승진을 앞두고 중국 특사를 경호하다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뒤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국가정보국 에이스를 연기한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