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보고]
<더 프레데터>는 <프레데터>의 리부트가 아니다
2018-08-21
글 : 안현진 (LA 통신원)
미리 보는 <더 프레데터>, LA에서 만난 배우 올리비아 문 인터뷰

<에이리언>과 함께 SF스릴러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프레데터> 프랜차이즈의 신작이 돌아온다. 존 맥티어넌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출연한 시리즈의 첫편 <프레데터>로부터는 31년 만이고, 마지막 속편이었던 <프레데터스>(2010)로부터는 8년 만이다. <프레데터>는 중미의 오지에서 게릴라와 대치하던 CIA 요원들이 지구를 침략한 외계의 미생명체와의 전투로 확대되는, 복잡한 다종 장르의 괴작이었는데 1987년 개봉 당시 북미에서만 9830만달러의 놀라운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그 뒤 1990년과 2010년에 속편이 만들어졌고,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크로스오버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등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가진 원작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1980년대의 향수를, 장르의 황금기를 잊지 못하는 할리우드는 다시 한번 <프레데터> 프랜차이즈를 스크린에 되살린다. 9월 중순 한국에서 개봉하는 <더 프레데터>가 영광의 날들로 돌아가는 시작이 될 수 있을까? 지난 7월 21일, 이십세기폭스는 LA에 모인 외신기자들에게 <더 프레데터>의 짧은 영상 두편을 공개했다. 두편의 영상에 더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셰인 블랙 감독(<키스 키스 뱅뱅>(2005), <아이언맨3>(2013), <나이스 가이즈>(2016))과의 일대일 인터뷰를 통해 <더 프레데터>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해보았다. 다섯 가지 키워드로 만나본 <더 프레데터>는 프랜차이즈와의 연결을 잊지 않은 가운데 뚜렷한 특징을 가진 영화라는 인상을 받았다. 프레데터에 맞서는, 팀의 일원이며 생물학자인 케이시 브라켓을 연기한 배우 올리비아 문과의 일대일 인터뷰도 간추려 전한다.

1. R등급 전쟁영화

<더 프레데터>는 전쟁영화다. 셰인 블랙 감독이 바라본 <더 프레데터>는 코믹북이 바탕이 된, 폭력을 뉘앙스로만 표현하는 PG-13등급(13세 이상 관람가) 영화가 아니라 외계의 침략자들로부터 가족과 아이와 인류를 지키려는 전사들이 벌이는 선명한 전쟁영화여야 했다. 프레데터가 캐릭터화되어 포스터와 가방, 티셔츠를 장식한 뒤부터 사람들은 곤충 머리를 가진 끈적끈적한 외계의 침략자들을 두렵게 느끼기보다는 팝컬처의 한 부분으로 여겼다. <더 프레데터>는 그래서 잔인하고 수위 높은 폭력적인 묘사를 통해서라도 프레데터가 두려운 존재라는 걸 관객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었다. 영화의 상영등급이 R등급(청소년 관람불가)으로 정해진 건 블랙 감독이 각본가이며 오랜 동료인 프레드 데커와 함께 각본 작업을 하며 일찌감치 내린 결정이었다.

2. 프레데터 vs. 프레데터

<더 프레데터>에는 1987년 <프레데터>를 좋아하는 오랜 팬들의 반발을 부를 만한 설정이 있다. 공개된 푸티지에 따르면 영화에는 두 종류의 프레데터가 등장한다. 관객이 익히 알고 있는 프레데터와 이들을 공격하는 ‘업그레이드’된 프레데터다. 감독은 새로운 프레데터에 대해 “빠르다. 치명적이다. 유연하다”고 묘사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진화나 변이로 만들어진 신종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감독은 오히려 <더 프레데터>가 <프레데터>의 세계관에 충실하게 만들어졌음을 말하며 ‘업그레이드'된 프레데터들은 프레데터 중에서도 강력한, 신체적인 능력이 뛰어난 암살자들이라고 설명했다.

3. 팀

프레데터를 지구로 부르는 건 한 아이(제이콥 트렘블레이)의 악의 없는 행동에서 비롯된다. 위험이 닥치자 외계의 침략자들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조직되는 팀은 아이의 아버지이자 특수부대원 출신의 퀸 매케나(보이드 홀브룩)를 중심으로 한 전직 군인들이며, 여기에 팀의 홍일점이자 생물학자인 케이시 브라켓(올리비아 문)이 합류한다. 코믹콘에서 공개된 푸티지는 케이시가 팀에 합류하는 장면이다. 전쟁에만 능할 뿐 인간관계에는 어수룩한 남자들이 (어떤 연유에서인지) 호텔 침대에 잠든 케이시를 내려다보며 그녀가 깨어나길 기다리며 각자 대화를 늘어놓는다. 잠에서 깬 케이시는 엽총을 들어 자신을 보호하려 하는데, 이들 중 몇몇은 10달러를 주고받으며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이어간다. 등장인물에 대해 가장 많은 단서를 줄 뿐 아니라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와 대사 처리도 리드미컬해 <키스 키스 뱅뱅> <나이스 가이즈> 등에서 보여주었던 셰인 블랙 감독의 장점이 극대화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폭력성, 신종 프레데터의 등장에 더해 관객의 호불호를 결정할 또 하나의 장면이기도 하다.

4. 올드스쿨

<더 프레데터>의 메가폰을 잡은 셰인 블랙 감독과 1987년 <프레데터>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블랙 감독이 배우로 활동하던 시절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함께 <프레데터>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블랙이 선뜻 <더 프레데터>의 연출을 결정한 것도 1980년대를 관통했던 블록버스터 <프레데터>와 그 시절에 대한 향수가 짙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 사람들이 열광했던 두 가지는 <람보>와 에일리언 영화였다. 이 두 가지를 모두 볼 수 있는 영화가 <프레데터>였다.” 물론 지금은 2018년이고, 감독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블랙 감독은 “그 시절의 태도”를 지닌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블랙 감독은 매력적인 캐릭터, 캐릭터 사이의 화학작용, 재미있는 이야기, 속도감 있는 전개,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스타일을 2018년 관객에 맞추려는 쉽지 않은 목표를 가졌다.

5. 리인벤션

셰인 블랙 감독을 비롯한 이십세기폭스는 <더 프레데터>가 <프레데터>의 “리부트”가 아니라고 말해왔다. 제작진은 <더 프레데터>가 1987년 만들어진 영화 “<프레데터>의 재발명 격”이라고 부른다. 알려진 줄거리와 정보에 따르면 <더 프레데터>는 시간적으로 1편과 2편 사이에 놓이며, <프레데터>와의 연계를 잊지 않기 위한 많은 장치를 두었다. 오리지널 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대사와 이전 영화들과 연결되는 카메오 출연도 있다고 하니 개봉 전 전편들의 복습이 필요하겠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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