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FLY 2018 세명의 참가자, 지오·주디스·아위를 만나다
2018-12-20
글 : 장영엽 (편집장)
이견을 극복하고 목소리를 맞춰나가는 법 배운다
주디스, 지오, 아위(왼쪽부터).

“다른 나라에 와 있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 친구들과 너무 친해져서 향수병을 느낄 새도 없다.”(지오) FLY 2018 프로그램이 열리는 싱가포르 픽셀 스튜디오에서 세명의 참가자를 만났다. 필리핀에서 온 지오, 싱가포르 출신의 주디스, 인도네시아 학생 아위가 그들이다(풀 네임이 있지만 이 지면에서는 편의상 이들을 이렇게 부르기로 한다). A팀, B팀으로 나뉘어 제작한 단편영화 두편의 후반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FLY가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아시아 각국 친구들과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열띤 표정으로 들려주었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지오_ 필리핀에서 온 테렌스 지오르단 곤잘레스다. A팀의 촬영을 맡고 있다.

=주디스_ 싱가포르에서 온 통 쉬 야 주디스다. 나 역시 A팀에서 편집감독을 맡았다.

=아위_ 인도네시아에서 왔다. 내 이름은 카와키비 무타키엔이고, B팀의 조감독을 맡고 있다.

-FLY 2018에 참여한 계기는.

아위_ 지난 2017년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FLY가 열렸을 때 초청 담당 스탭으로 참여했다. 그때의 경험으로 이 프로그램에 매력을 느껴 지원하게 됐다. FLY에 참여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네트워크를 넓히고자 함이었다.

지오_ 나 역시 지원 동기는 아위와 비슷하다. 필리핀에서 방송을 전공했는데 영화 만들기에 관심이 생겨 다양한 워크숍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았다. 그런데 참여하면 할수록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워크숍에서 알게 된 다큐멘터리 감독이, 그러면 국제 워크숍 프로그램에 지원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FLY에 지원하게 됐다.

주디스_ 나는 이전에 FLY에 참여한 싱가포르 친구들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알고 있었다. 프로듀서라는 평소 나의 역할을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삶의 터전과 문화가 다른 11개국 아시아 학생들이 함께 영화를 만드는 데서 오는 어려움은 없었나.

아위_ 처음에는 좀 혼란스러웠다. 예를 들어 가장 기본적으로 작성하는 콜시트마저도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양식이 다르더라. 이처럼 영화 만들기의 매 순간 어떤 선택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지 함께 생각해보는 과정을 거쳤다. 함께 참여한 친구들이 곧 나의 선생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

지오_ 나는 라오스, 캄보디아 친구와 함께 A팀 촬영을 맡았다. 우리 모두 자국에서 촬영을 공부한 경험이 있지만 다들 다른 방식으로 배워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각 나라에서 쓰는 영화 용어가 다르다는 걸 알았지만 동시에 영화의 포용력이 얼마나 큰지도 알게 되었다. 영화가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걸 여기에 와서 느꼈다.

주디스_ 감독과 촬영감독 사이에도 이야기를 조율하기 힘든데 FLY의 단편영화는 세명의 감독, 세명의 촬영감독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으니 분명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어떻게 이견을 극복하고 목소리를 맞춰나갈 수 있는지를 지금까지의 과정을 통해 배웠다.

-앞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나.

지오_ 캄보디아, 인도네시아가 궁금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담고 있는 나라일 것 같다.

아위_ 나는 영화산업의 규모가 큰 필리핀, 타이에 가보고 싶다.

주디스_ FLY에 와서 베트남 친구를 만나게 됐는데 베트남에서 로컬 프로듀서를 찾기가 정말 어렵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언제 찍을지만 알려줘. 내가 갈게!”

사진 부산영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