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빌리어네어 보이즈클럽> 비버리힐즈를 매혹시킨 두 청년
2019-01-09
글 : 이주현

돈이 곧 사람의 신분을 의미한다 믿으며 큰돈 벌 기회를 노리던 딘(태런 에저턴)은 우연히 만난 하버드스쿨의 동창 조(앤설 엘고트)에게 투자 사업을 제안한다. 가난한 현실을 벗어나기 힘들었던 투자 전문가 조는 신분상승을 꿈꾸며 딘과 의기투합한다. 딘과 조는 하버드스쿨 동창이자 베벌리힐스의 부잣집 자제들을 투자자로 끌어들이기로 한다. 빌리어네어 보이즈클럽, 줄여서 BBC라 부르는 사교모임이자 투자회사도 만든다. 수익률 50%를 보장한다는 투자설명회에 사람들은 혹하지만 사실상 돈은 서류상으로만 돌 뿐이다. 그러다 두 사람은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하고, 그에게 복수하려다 범죄를 저지른다.

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벌어진 ‘빌리어네어 보이즈클럽 금융사기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 수익이 존재하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였다가 살인사건에 휘말린 조셉 헨리 헌트의 이야기를 각색했다. 매혹적인 실화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실화라는 안전장치에 너무 기댄 탓인지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자주 길을 잃는다. 무엇보다 금융 사기꾼으로서 조의 매력은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4),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 <리플리>(1999)의 선배 사기꾼들에 한참 못 미친다. <베이비 드라이버>(2017)의 앤설 엘고트와 <킹스맨> 시리즈의 태런 에저턴, 두 젊은 배우의 만남은 신선하다. 다만 두 배우 사이에 뜨거운 불꽃은 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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