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킹덤> 촬영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류승룡_ 70% 정도 진행된 걸로 알고 있다.
-오늘은 어떤 장면을 촬영하나.
=주지훈_ 쫓고 쫓기다가 어떤 위기에서 안현대감(허준호)이 창 일행을 구해준 다음, 차후의 일을 도모하는 장면을 찍을 예정이다.
-배두나에 따르면 <킹덤>은 로드무비 특성이 두드러지는 드라마라고.
주지훈_ 맞다. 여러 사람이 어떤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다보니, 처음에 상주로 갔다가 동래, 부산, 문경새재로 가게 된다. 한마디로 사건을 따라 등장인물이 이동하는 로드 트립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이렇게 지역을 옮겨다니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류승룡_ 나는 지금까지 계속 궁궐에서 촬영하다가 다음 촬영분에서 처음으로 궁궐 밖으로 나가게 된다. (웃음)
-각자 맡은 캐릭터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주지훈_ 창은 조선의 왕세자다. 그는 어떤 사건을 풀기 위해 직접 궁궐 밖으로 나온다. 왕족이 궁 밖으로 나온다는 설정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나, 창이 다른 이들과 다른 점은 잠시 비밀리에 나왔다가 궁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아예 궁 밖에 머물며 사건이 일어나는 곳을 직접 돌아다닌다. 고귀한 신분의 창이 방에 앉아서 책으로만 접해왔던 것을 실제로 보고 듣고 느끼며, 백성의 고통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드라마가 재미있을 것이다.
류승룡_ 조정의 실세 조학주를 연기한다. 김성훈 감독이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서 내가 연기한 허균을 레퍼런스로 들었는데, 그가 무능한 왕이 정치를 잘못하고 있다고 믿으며 자신의 대의를 위해 조금씩 괴물로 변해가는 것처럼, 조학주에게도 왕권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바꾸고 싶은 잘못된 욕망이 자리잡고 있다.
-기자간담회의 코멘트를 짐작해보건대 드라마의 수위가 상당히 셀 것 같다. 6부작 드라마라는 포맷도 국내에서는 익숙지 않은데,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과 <킹덤> 현장은 어떤 점이 다르다고 느끼나.
류승룡_ 아무래도 한국 드라마는 표현의 제약이 있는데, <킹덤>은 대본에서부터 임팩트 강한 장면이 있었다. 잘린 목을 가지고 연기한다든지 왕이 개처럼 목걸이에 묶여 절규하는 장면이 있을 정도라서 절대왕권에 대한 표현이 파격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주지훈_ 기본적으로는 효율적이고 배우로서는 자유로운 것 같다. 모든 부분에서 PPL을 전혀 받지 않으니 그런 지점에서 느껴지는 해방감이 있었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넷플릭스의 포맷은 창작자에게 다양한 기회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 한국에서는 영화가 2~3시간, 드라마는 16~20부작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재능 있는 작가는 8부작이 최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을 수도 있지 않나. 기존 플랫폼이 소화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가진 창작자들, 새로운 형식에 목마른 관객에게 넷플릭스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킹덤>은 전세계 넷플릭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 드라마가 어떤 면에서 전세계 시청자에게 어필할 거라고 보나.
류승룡_ 조선시대의 풍경을 담은 미장센이 한국 이외 지역의 시청자에게는 새로운 매력으로 받아들여질 것 같다. 또 <킹덤>은 서양 시청자에게도 익숙한 좀비라는 소재를 취해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말하는 드라마다. 어느 나라에나 절대왕권이 존재하던 시절이 있는 만큼, 권력을 지키려는 인간 군상의 모습과 탐욕에 관한 이야기가 보편적으로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