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공모전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김다영_ 함께 스터디를 했었다. 다른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 하던 중에 각자 해보고 싶은 영역을 함께 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혜리_ 나는 평소 르네 마그리트에 관심이 있었고 두 사람은 애니메이션과 모델링 등 게임 엔진 유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작업에 관심을 두고 있던 터였다.
=윤솔_ 그래픽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렌더링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리얼타임으로 모든게 돌아간다”고 말씀하셔서 언리얼 엔진보다는 접근성이 편한 유니티로 작업했다.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뤄졌나.
이혜리_ 대략 지난해 7월부터 시작했는데 시나리오는 내가 주도해서 썼고 세부적인 구조나 배치 등은 다 같이 의논했다. 그다음 다영이 애니메이션을 담당했고, 윤솔 언니가 모델링을 했다. 프로그래밍은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외주 작업을 요청했다.
-줄거리가 흥미진진하다. 마그리트의 정신세계를 이어받은 복제인간과 4개 섬을 여행하는 이야기인데, 이 자체로 한편의 영화로 만들어도 될 것 같다.
이혜리_ 마그리트는 화가였지만 철학자에 가까웠다. 그림의 메시지를 딱딱하지 않도록 복제인간이 가이드하는 테마파크 투어 체험 같은 걸 상상하며 이야기를 썼다.
-마그리트가 지향한 관념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4개 섬을 디자인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김다영_ 기존에 만들어진 VR 콘텐츠의 방향은 피하는 한편 해보지 않은 걸 해보자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실제 작품과 똑같은 배경 안으로 들어가본다든지 하는 식의 접근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작업은 포기의 연속이었다. 가상 캐릭터 모구레토의 독특한 걸음걸이는 무료로 배포하는 모션 캡처를 써서 그렇다. (웃음) 그와의 여정은 <코코> VR 버전 영상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제목의 의미는 뭔가.
이혜리_ 마그리트는 물체에 이름이 있고 그 이름이 물체의 본질을 드러낸다면 그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불과하니 항상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우리도 뭐든 우리의 생각을 비우고 보면 어떻겠냐는 의미를 담아 지어봤다.
-엔딩 장면에서 좁은 방에 갇혀 있던 관객은 벽 너머로 고개를 들이밀어야 마그리트의 어떤 세계를 볼 수 있다. 이런 연출 기법이 VR의 특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
김다영_ 보통의 VR 콘텐츠가 구획이나 벽을 지정해놓고 그 선을 넘어서지 않도록 디자인하는데 우연히 뭘 잘못 플레이해서 선을 넘어서게 됐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마그리트가 작품 안에서도 물리적 특징을 무시하는 초현실적인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그의 작품 세계와 잘 맞아떨어지는 설정이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김다영_ VR과 관련한 도전을 계속할 것 같다. 상금은 컴퓨터 등 장비 구입에 사용하겠다.
이혜리_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아트 뮤지엄에 관심이 많다. VR뿐만 아니라 인터랙티브 아트 등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분야를 넓힐 수 있을 것 같다.
윤솔_ VR은 현재 어떤 방향으로 가도 틀리는 게 아니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학생으로서 운 좋게 공모전에 당선됐지만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 상금은 장비에 투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