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5월 말 개봉을 확정 짓고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1차 포스터에는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봉준호 감독과의 네 번째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배우 송강호가 저택의 푸른 잔디밭 한가운데 서있다. 그 뒤로 선베드에 누운 젊은 부부, 문 앞에 선 아들은 모두 한쪽 정면을 무심히 응시하고 있다. 언뜻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과는 달리 인물들의 눈을 가린 막대선과 왼쪽 하단에 누운 창백한 다리가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고조하고 있다.
함께 공개된 1차 예고편은 봉준호 감독이 오랜 팬심을 밝힌 성우 겸 연극배우 박정자의 독특한 내레이션으로 구성됐다. 휴대전화도 다 끊기고 몰래 사용하던 윗집 와이파이까지 비밀번호가 걸린 상황. 막막한 아내 충숙(장혜진)의 타박이 들려오자 가장 기택은 묵묵부답으로 식빵을 뜯는다. 장남 기우는 위조 재학 증명서를 들고 고액과외 면접에 나서며 “아버지,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 내년에 이 대학 꼭 갈 거거든요”라 말하고, 아버지는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며 아들을 북돋운다. 팍팍한 현실 속 마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희비극의 유머 코드가 <기생충>의 주된 정서임을 짐작게 한다.
봉준호 감독의 일곱 번째 작품 <기생충>은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기생충>은 <마더> 이후 봉준호의 10년 만의 한국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았다.
<기생충>은 5월 14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칸국제영화제의 유력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점쳐지고 있다. 개봉 시기를 5월 말로 확정 지은 점 역시 칸영화제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측된다. 칸영화제는 “4월 18일에 경쟁부문을 비롯한 공식 초청작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