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미성년> 성장통을 겪는 다섯 인물의 이야기
2019-04-10
글 : 장영엽 (편집장)

고등학생 주리(김혜준)는 아빠 대원(김윤석)이 미희(김소진)와 만나고 있다는 걸 안다. 공교롭게도 미희의 딸 윤아(박세진)는 주리와 같은 학교에 다닌다. 주리는 아빠의 외도를 엄마 영주(염정아)에게 어떻게든 숨기려하지만, 해프닝 끝에 영주는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다. 한편 윤아는 가정이 있는 남자와의 외도로 임신까지 한 엄마가 원망스럽다. 그러나 미희는 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은 성장통을 겪는 다섯 인물의 이야기다. 처음 직면하는 인생의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고,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를 이겨내려 애쓴다. <미성년>의 다섯 주인공은 철이 없어서 한심해 보일 수는 있을지언정 미워할 수는 없다. 가정이 있는 사람을 사랑한 여자에게도, 가정과 스스로의 자존감을 지키고 싶은 여자에게도, 날벼락같은 상황 속에서도 삶을 이어나가려 애쓰는 소녀들에게도,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점을 영화는 설득력 있게 풀어놓는다. 모든 주연배우들을 극중에서 한번 이상 마주치게 하며 인물에 따라 변화하는 관계의 양상을 보여주는 연출 방식은 캐릭터에 대한 감독의 애정 덕분일 것이다. 언제나처럼 원숙한 연기가 빛나는 배우 염정아와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김소진, 장래가 촉망되는 신인배우 김혜준과 박세진의 연기까지, <미성년>은 배우들의 힘을 새삼 생각하게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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