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이효리 동네 친구? 송새벽의 이모저모
2019-07-16
글 : 김진우 (뉴미디어팀 기자)
<진범>

최근 스크린을 넘어 브라운관에서도 빈번히 모습을 비추며 ‘열일’ 중인 배우 송새벽. 그가 신작 <진범>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진범>에서 그는 아내를 죽인 범인을 밝히려는 영훈을 연기했다. 가장 친한 친구가 용의자로 지목, 친구의 아내 다연(유선)도 결백을 주장하며 펼치지는 심리 스릴러다. 스틸컷만 봐도 영훈이 속 깊이부터 헝클어진 게 느껴진다. 송새벽은 외적으로도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7kg을 감량했다고. 코믹한 모습으로 충무로 대세 배우가 됐지만 최근 여러 작품들을 통해 이미지를 넓혀가고 있는 송새벽. 그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연극배우 출신

연극 <날 보러 와요> 무대 위의 송새벽(왼쪽)

우선 그의 이름은 예명이 아닌 본명이다. 실제로 새벽이 태어나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는 대학시절까지 출생지인 전라북도 군산시에 머물렀다. 군산 고등학교, 군산 대학교를 나온 군산의 아들. 찰진 전라도 사투리도 이 덕이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그는 연기에 흥미가 생겨 군산에 있는 극단 ‘사람 세상’에 입단했다. 이후 배우의 길을 걷기로 결심, 서울로 상경해 대학로 연극판에서 활동했다. 대표작으로는 연극 <피고지고 피고지고>, <날 보러 와요>, 봉준호 감독이 각본을 작성하고 영화화한 <해무> 등이 있다. 2005년에는 단편 영화 <고백>에 출연하며 매체 연기를 경험했다. 연극배우 시절 형편이 넉넉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생활비를 충당했다고 한다.

충무로의 떠오르는 샛별

<마더>

그렇게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그가 스크린으로 진출하게 된 계기는 봉준호 감독의 눈에 띄며다. 대학로에서 송새벽을 발견한 봉준호 감독은 <마더>의 세팍타크로 형사(진짜 배역 이름이다)로 그를 낙점했다.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도준(원빈)을 취조하는 형사 중 한 명이다. 세팍타크로는 팔, 손을 사용하지 않고 공을 발로 차 승패를 겨루는 스포츠 경기. 송새벽은 화려한 발차기와 엉성한 듯 진지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더>로 주목받은 송새벽은 이듬해 인생 캐릭터를 만나게 됐으니, <춘향전>을 재해석한 김대우 감독의 <방자전>에서다. 그가 맡은 역할은 변학도(변사또). 익히 알다시피 변사또는 주색에 빠진 탐관오리다. 송새벽은 특유의 어눌한 말투와 능청스러운 연기로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변사또를 완성했다. 처음 송새벽이 후보로 올랐을 때는 검증되지 않은 신인을 캐스팅하는 것에 스태프들의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김대우 감독은 “송새벽의 시선 처리를 보라. 상대 배우를 보지 않고도 온통 스스로에게 집중시킨다. 송강호와 같은 부류다”라며 그를 고집했다. 그 결과 송새벽은 <방자전>으로 대종상 영화제 등에서 신인상, 남우조연상을 휩쓸며 충무로의 샛별로 떠올랐다.

<방자전>

조연에서 주연으로

<시라노; 연애조작단>

입지를 굳힌 송새벽은 이후 코믹한 이미지를 살려 여러 영화로 활약했다. 찌질과 아련 사이를 오간 로맨틱 코미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는 연애조작단에게 의뢰를 하는 현곤 역으로 다시금 이목을 끌었다. 그는 조작단의 말도 안 되지만 치밀한 계획과 어우러져 등장하는 족족 웃음을 선사했다. 포인트는 정작 송새벽은 단 한 번도 코믹 연기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 <방자전>에 이어 진지하게 웃기는 특출난 능력을 자랑했다.

조연에 이어 주연까지 꿰찼다. 지역감정을 로맨스와 합쳐 코믹하게 그린 <위험한 상견례>에서는 이시영과 함께 주연을 맡았다. 개봉 당시 좋은 평을 받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인기에 힘입어 속편도 제작된 영화. 찰진 애드리브의 전문가 성동일과 함께 <아부의 왕>의 주연을 맡기도 했다. 그렇게 송새벽은 코미디 배우로서 확실한 위치를 선점했다.

<위험한 상견례>

이미지 변신

<도희야>

그랬던 그가 처음으로 악인을 연기한 작품이 <도희야>. 주로 오락성을 강조한 전작들과 달리, <도희야>는 아동학대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작품이다. 송새벽은 의붓딸 도희(김새론)을 학대하는 용하를 연기하며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사실적인 영화의 톤을 극대화했다. 우리 주변 어딘가에도 살아 숨 쉬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더욱 분노를 유발했다. <도희야>는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 송새벽은 코미디에만 국한된 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7년에 밤>에서는 악역은 아니지만 무거운 분위기에 맞는 진중한 캐릭터를 맡았다.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말투까지 교정, 끔찍한 기억에 사로잡힌 서원(탕준상, 고경표)을 보살피는 잠수부 승환을 연기했다. 여담으로 송새벽은 원래 물 공포증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킨스쿠버를 배웠고, 지금은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

<7년의 밤>

드라마

<나의 아저씨>

조연에서 주연으로 거듭났던 영화처럼, 드라마에서도 같은 과정을 밟았다. <나의 아저씨>에서 주인공 동훈(이선균)의 동생으로 등장, 까칠한 성격의 실패한 영화감독을 연기했다. 툭하면 성질을 내지만 따듯한 심성을 가진, 전혀적인 ‘츤데레’ 캐릭터다. 최유라(권나라)와의 이상한 러브라인으로 극의 서브플롯을 담당했다. 이후 귀신과 수사물을 결합한 <빙의>에서는 고준희와 함께 주연으로 발탁됐다. 코미디와 호러, 드라마 등을 결합한 만큼 송새벽 역시 그간 쌓아왔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빙의>

7년 짝사랑 끝에 결혼

하지혜

무려 7년의 짝사랑 끝에 결혼에 골인한 순정남이기도 하다. 송새벽은 연극배우 시절부터 알았던 동료 배우 하지혜를 7년 동안 짝사랑했다. 그러던 중 함께 막걸리를 마시자고 제안, 곧바로 마음을 전했다. “맛있는 것을 보니까 네 생각이 나더라”라고 말했다고. 그렇게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3년의 교제 후 2013년 결혼했다. 공개 연애를 했던 송새벽은 연애 당시 방송에서 “지혜는 예쁜 데가 너무 많다”며 사랑꾼 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살이

<효리네 민박> 시즌 2

현재 송새벽은 아내와 함께 제주도에 거주 중이다.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생활하기를 원했던 송새벽은 결혼 후 거처를 제주도로 옮겼다. 이번 <진범> 인터뷰에서는 “내가 워낙 촌놈이다 보니 도시생활보다는 지금처럼 산속에서 사는 게 잘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내와 함께 바다에서 스킨스쿠버를 하는 것이 취미. 제주도 생활로 화제가 됐던 이효리, 이상순 부부와 같은 동네 주민이기도 하다. <효리네 민박> 시즌 2에서는 잠깐 스쳐 지나가듯 출연하기도 했다.

차기작 <특송>

<특송> 시나리오 리딩 현장

마지막은 차기작이다. <그림자살인>, <봉이 김선달>을 연출한 박대민 감독의 신작이다.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배송하는 특별 배송원 은하(박소담)가 범죄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 송새벽은 은하를 쫓는 남자 조경필 역을 맡았다. 5월 크랭크인 해 현재 촬영이 진행 중이다. 송새벽, 박소담 외에 김의성, <기생충>으로 데뷔한 아역배우 정현준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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