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우협회 등에 따르면 박일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평소 특별한 지병은 없었던 고인의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1967년 TBC의 3기 공채 성우로 데뷔한 박일은 1970년부터는 MBC 성우극회 소속 4기로 활동을 이어왔다. 53년의 긴 경력 동안 그는 <주말의 명화>와 <토요명화> 속 외화 더빙을 주로 맡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알 파치노, 알랭 들롱, 피어스 브로넌, 말론 브란도 등 명배우들의 목소리를 담당했던 성우 역사의 산증인이었다.
대중들은 그를 미드 <CSI> 시리즈 속 길 그리섬 반장, 혹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버즈로 기억한다. 지난달 개봉한 <토이 스토리 4>의 더빙판으로 9년 만에 버즈가 되어 돌아온 박일은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남긴 현역이었다.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버즈의 대사로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를 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