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유열의 음악앨범> 김고은 - 잔잔한 호수처럼
2019-08-13
글 : 김현수
사진 : 오계옥

<유열의 음악앨범>은 배우 김고은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상대 캐릭터와 나이 차이가 가장 적은, 그러니까 동세대라고 할 수 있는 인물과 호흡을 맞추는 영화다. 캐릭터나 상대 배우와 물리적인 나이 차이가 있던 작품이 많다 보니 또래 배우 정해인과의 작업이 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 같다. “정말 그러네요. 뭐, 저는 좋아요”라며 고개 숙여 웃는 그녀의 모습이 극중 현우(정해인)를 처음 만난 미수(김고은)처럼 느껴졌다. 1990년대에서부터 시작해 십수년간 이어져오면서 관객을 애태우게 만들 이번 영화의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물었다.

-제작보고회에서 눈물을 흘렸다. 정지우 감독이 데뷔 이후 배우 김고은의 변화에 대해,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아이에서 어느새 고민이 많은 어른이 됐다. 그 모습이 이번 영화에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았다”라고 한 말을 듣고서였는데.

=정지우 감독님은 나를 데뷔시켜준 분이다. 다시 작품을 같이 하기 전에도 1년에 한번씩 꾸준히 뵀던 것 같다. 그때마다 나의 고민이나 변화에 대해서 가장 많이, 꾸밈없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셨고 누구보다 감독님이 내 마음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의 답변을 듣자 지난 8년 여의 시간이 확 스치며 뭉클해지더라. 그날 예뻐 보이겠다고 굶기까지했는데 우는 바람에 퉁퉁 부었다.(웃음)

-정지우 감독이 캐스팅 제안을 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

=배우 김고은의 빛나는 모습을 담고 싶다고 하시기에 고민 없이 “네!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유열의 음악앨범>은 어떤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나.

=구체적인 제작 계획이 서지 않은 시점에 먼저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다이내믹한 사건 위주의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세세한 감정이 쌓여가는 영화가 되겠더라. 정지우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믿음이 갔던 것 같다. 잔잔한 호수 같은 느낌이랄까. 바람이 불면 살짝 물결이 치는 삶에 밀접한 감정을 다루는 영화가 될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중고생 시절을 중국에서 보냈는데 영화 속 주요 배경인 1990년대 당시의 한국 풍경이 낯설지는 않았나.

=중국에서 10여년 지내긴 했지만 아예 한국 문화와 동떨어져 지낸 것은 아니다. 매년 한번씩은 한국의 할머니댁을 오가기도 했다.

-미수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어떤 캐릭터일 거라고 생각했나.

=청춘의 한 시절을 남들보다 더 불안하게 느끼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당장 하고 싶은 것보다는 미래를 생각해 안정된 선택을 하게 되는 친구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 와중에 현우한테만큼은 가장 솔직하고,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 여겼다.

-요즘은 영화 보는 동안 스마트폰을 확인하지 못해 불안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지금의 젊은 관객이 그 시대의 감성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개인적으로는 그 시절의 감성에 대한 존중이 있다. 젊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겪어보지 못한 그 시절의 감성을 체험하면 좋을 것 같다. 일례로 나는 손편지가 주는 소중함을 알고 있다.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갔을 때의 정성이 묻어나는 그 감성. <유열의 음악앨범>은 글씨체도 신경써서 쓸 것이며 편지지를 접는 방법까지도 세심하게 따져가며 접었을 그 감성과 정성이 담긴 영화다. 조금은 느리지만 그래서 더욱 진한 멜로라고 생각한다.

-미수를 연기하는 데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나

=어떻게 하면 미수와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더 밀접해지고 싶었다. 미수와 내가 거리가 생기면 관객에게 들킬 것 같았다. 이 느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까. (웃음) 감정 표현을 할 때 막 질러버리면 쉬운데 미수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미수가 울 때는 어떤 울음을 울까. 그냥 그렇게 하나씩 천천히 다가갔던 것 같다.

-데뷔 때부터 쉽지 않은 작품들을 꾸준히 도전해나가고 있다.

=나는 무언가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이해를 못하는 게 별로 없다. 물론 무언가를 이해한다고 다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그건 감독님들이 알아서 잘 판단해주실 것이고. ‘과연 내가 이런 것도 해낼 수 있을까?’라는 물음 앞에서 어떤 특별한 거부감을 잘 느끼지 않는 편이다.

-윤제균 감독의 신작이자 뮤지컬영화인 <영웅>을 준비 중이다. 음악, 무술, 연기 준비 등 미리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 보인다.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도 바로 가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9월 초부터 촬영이 시작될 텐데 보컬 연습도 안무 연습도 부지런히 하고 있다. 잘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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