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소설가·페미니스트·인플루언서인 그가 한국을 찾다
2019-09-12
글 : 장영엽 (편집장)
사진 : 오계옥
"나는 페미니스트로서 발언을 멈출 생각이 없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설가, 페미니스트, 인플루언서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가 지난 8월 18일 한국을 찾았다. 그의 첫 소설 <보라색 히비스커스>의 국내 출간을 기념해서다. 세계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보라색 히비스커스>보다 앞서 국내에 소개된 소설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와 <아메리카나>를 집필한, 아프리카 문학에 있어서 치누아 아체베의 계보를 있는 재능 있는 작가로 아디치에를 기억할 것이고,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이라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페미니즘 에세이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엄마는 페미니스트>를 집필한 작가로서 그를 떠올릴 것이다. 자신의 역할에 한계를 두지 않고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이슈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아디치에는 다양성과 유연함을 겸비한 21세기적 여성 리더의 전범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이 지면에서는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작품 세계와 그가 세계 각국에 미치는 유의미한 영향을 조명하려 한다. 더불어 내한 기자간담회,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육관에서 개최된 강연에서 들을 수 있었던 아디치에의 목소리도 함께 전한다.

지난 8월 초, 영국의 메건 마클 왕자비가 객원 에디터로 참여했다는 패션지 <보그> 영국판의 9월호 특집이 세계적으로 화제였다. ‘변화를 위한 힘’(Forces for Change)이라는 주제의 특집기사를 통해 메건 마클 왕자비는 “장벽을 부수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선구적인 변화를 이끄는” 세계 각계각층 15명의 여성을 소개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소설가이자 페미니스트, 인플루언서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미국의 전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총리, 동물학자 제인 구달 박사,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등과 함께 15인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동세대 작가(아디치에는 1977년생이다) 중 가장 독창적인 스타일을 지닌 창작자 중 한명으로 평가받으며,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테드x유스턴(TEDxEuston) 강연으로 전세계에 페미니즘의 대중화를 촉발시킨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행보는 ‘변화를 위한 힘’이라는 수식어와 더없이 잘 어울린다. “정책도 중요하고, 사법 제도도 중요하지만 문화적 규범과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그는 말한다. “야망을 가지는 것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야망 있는 남자들을 칭송하는 한편, 야망 있는 여자들을 판단하려 든다. 행동은 같다. 그러나 그것을 보여주는 몸은 다르다.” 야망을 가진 여성들 또한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 ‘여성은, 남성은 ~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규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회. 이것이 아디치에가 꿈꾸는 변화의 풍경이다.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는 치웨텔 에지오포, 탠디 뉴튼 주연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아디치에의 후속작 <아메리카나>는 케냐계 멕시코 배우 루피타 니옹고에 의해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원하는 것이 될, 원하는 것을 할 자유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이 낯설고도 아름다운 이름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지난 2003년부터다. 나이지리아에서 의학을 공부하다가, 진로를 바꿔 1997년 미국으로 떠나 이스턴 코네티컷 주립대학교에서 언론정보학과 정치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아디치에는 2001년 동 대학을 최우등 성적으로 졸업했다. 고국 나이지리아를 떠나온 지 4년째 되던 해, 그는 지독한 향수병에 시달린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던 유학생 시절, 아디치에에겐 고국행 비행기 티켓을 살 돈이 없었다. 나이지리아를 그리워하며, 그는 자신이 사랑했던 고향의 많은 것들과 가톨릭 신자로서의 자전적인 경험, 지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첫 장편소설 <보라색 히비스커스>를 완성한다. 나이지리아 상류층 가정의 소녀 캄빌리를 화자로 둔 이 소설은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인사이자 가정폭력을 일삼는 폭군이라는 두 얼굴을 가진 아버지로부터 소녀가 정신적으로 독립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다. 캄빌리는 아버지가 권하는 뜨거운 차를 마실 때마다 혀를 데면서도, 그것이 아버지의 사랑을 자신에게 새기는 행위라고 믿는다. 그러나 “희귀하고 향기로우며 자유라는 함의를 품은” 보라색 히비스커스를 키우는 이페오마 고모 집에 머물던 시간은 캄빌리에게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소녀와 그의 가족이 머무는 시간 사이로 나이지리아의 군사독재정권 시절을 연상케 하는 풍경들이 스쳐 지나가지만, 신인 소설가 아디치에의 관심은 “쿠데타 이후에 정부 광장에서 녹색 잎을 흔들던 군중이 외친 것과는 다른 종류의 자유. 원하는 것이 될, 원하는 것을 할 자유”에 머물러 있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페미니즘 구호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한편, 나이지리아라는 낯선 나라가 오감으로 느껴질 만큼 감각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보라색 히비스커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여성 문학상으로 평가받는 오렌지상의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커먼웰스상 ‘최고의 데뷔작’상을 받으며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를 단숨에 영미권에서 가장 뜨거운 신인 작가로 주목받게 했다.

두 번째 소설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에서 아디치에는 보다 본격적으로 나이지리아 역사를 탐구한다. 이 소설은 그에게 10년간의 오렌지상 수상작 중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최고 중의 최고상’을 안겨주며 <뉴욕타임스>의 ‘2006년 주목해야 할 100대 소설’ 목록에 이름을 올린다. 이화여대에서 열린 내한 강연에서 작가 자신이 “가장 많은 노고를 담은 소설”,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소설”로 꼽은 이 작품은 1960년대 나이지리아와 비아프라 공화국이 벌였던 참혹한 전쟁을 모티브로 한다. 영국으로부터 독립 후, 나이지리아 식민 지배에 협조한 북부 출신들이 중앙정부를 이끄는 것에 반발해 남부 군인들이 주축이 된 비아프라 공화국이 탄생한다. 하지만 영국의 원조를 받는 나이지리아와 달리 기아와 물품 부족에 시달리던 비아프라 공화국은 해외 열강과 주변 국가들의 외면 속에 처참하게 몰락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는 나이지리아 남부 출신 민족주의자 교수의 집에서 심부름꾼으로 일하는 13살 소년 으그우, 유학파 지식인 올란나, 영국인 리처드, 세 사람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평범한 나이지리아 소년의 성장과 올란나, 리처드 등 성인 남녀들의 엇갈린 관계, 그로 인한 복합적인 감정이 전쟁이라는 거대한 지옥도의 한가운데에서 펼쳐진다.

나이지리아인들이 아직까지도 언급하기를 꺼리는 역사의 진실을, 아디치에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한다. 딸의 잘린 머리를 호리병에 넣고 마을로 돌아가는 어머니, 터져나오는 내장을 집어넣으며 죽어가는 병사들, 머리가 없어진 줄도 모른 채 뛰다가 쓰러지는 몸….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가 묘사하는, 이성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전쟁의 참상은 당시 거의 모든 것을 잃은 아디치에의 부모가 경험하거나 목격한 것이기도 하고, 추크우에메가 이케의 <새벽의 황혼녘>, 플로라 은와파의 <두번 다시는 싫다>처럼 나이지리아 작가들이 남긴 역사적 기록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전쟁의 참혹함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전쟁이 사람들 각자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리하게 짚어낸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서로에 대한 신뢰 훼손으로 고통받던 이들이 전쟁이라는 압도적인 재난 앞에서 서로를 잃기보다 감싸안는 쪽을 택한다는 소설의 내용은 아디치에가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전쟁의 복합적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단지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서만 쓰고 싶지 않았다. 거기에 인간의 얼굴을 씌우고 싶었다. 또 나는 아웃사이더와 내부자들의 모습을 통해 계급을 탐구하고 싶었다- 전쟁이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도.”(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단편적인 이야기의 위험성’ 테드 강연 모습.

소설가, 그리고 페미니스트

2009년,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단편적인 이야기의 위험성’이라는 테드(TED) 강연으로 전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어린 시절부터 “독서는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었고, 순수한 쾌락이었다”라고 말하는 그는 영미권 작가들이 왜 그토록 작품에서 날씨 이야기를 자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내한 강연에서 아디치에는 나이지리아의 날씨가 늘 화창하기 때문에 나이지리아 사람들은 아무도 날씨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디치에가 즐겨 읽던 책에는 그를 닮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고, 그는 자신이 소설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기대보다는, 자신과 다른 모습의 사람들과 문화를 경험한다는 생각으로 독서를 해왔다고 고백한다. 강연 ‘단편적인 이야기의 위험성’은 나이지리아 출신인 아디치에처럼 문화적으로 재현되지 못하는 이들의 존재를 알리고, 보다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한다. ‘가난하다’는 선입견이 상대방의 얼마나 많은 것들을 볼 수 없게 하는지, 아프리카인들은 전통음악을 듣고, 영어를 잘하지 못할 거라는 편견이 얼마나 편협한 생각인지에 대해, 아디치에는 명쾌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언어로 전달하고 있다. 이 강연은 웹상에서 1500만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본 테드 영상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강연 ‘단편적인 이야기의 위험성’이 역설하는 다양한 문화적 차이의 이해와 관련된 문제는 아디치에의 세 번째 소설 <아메리카나>에서도 이어진다. 여자주인공 이페멜루와 남자주인공 오빈제의 20여년에 걸친 만남, 사랑, 이별, 재회를 다룬 이 작품은 두 인물의 성장소설이자 나이지리아의 정치, 경제, 종교, 인종, 계급, 페미니즘 등의 문제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특히 <아메리카나>에는 흑인 여성들의 헤어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방대한 분량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페멜루가 프린스턴이라는 미국의 ‘백인 마을’에서 흑인 머리 전문 미용실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자신의 곱슬머리를 직모로 바꾸기 위해 독한 파마 약을 쓰다가 탈모가 된 경험 등 지금까지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흑인 여성들의 내밀한 애환을 아디치에는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머리카락도 정치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아디치에는 <아메리카나>를 통해 “자연이 아프리카 여성들에게 준 머리를 지저분하고, 열등하며,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인식 자체를 거부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보라색 히비스커스>가 문화의 암흑기에 있던 나이지리아인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가 나이지리아 사회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면 <아메리카나>는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가거나,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나이지리아인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유발한 것 같다”고 아디치에는 내한 강연에서 소회했다.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의 화장품 No.7 모델로 활동할 당시의 아디치에.

나이지리아와 아프리카 문화를 전세계에 알리는 소설가 아디치에의 또 다른 얼굴은 페미니스트다. 그는 내한 강연에서 자신이 페미니스트가 된 이유는 “분노” 때문이라며 “페미니즘이란 단어조차 모르던 4살 때부터 나는 나이지리아 사회에서 존엄성이 남자에게만 부여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여성이 청소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위생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편에게 깨끗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것, 여성들은 남편의 기를 세우기 위해 너무 큰 야망을 가지면 안된다는 사회 편견을 경험하고 난 뒤 아디치에는 이러한 “사회의 부조리를 거부하고 비판하는” 역할이야말로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의 나아갈 길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작가였던 아디치에는 그가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 시작한 이후로부터 자신이 나이지리아 사회에서 ‘악마’라는 별명을 가진, “논쟁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순간 나를 향한 평판이 180도 바뀌었다. ‘너는 입 다물고 소설만 쓰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중략) 하지만 정의와 젠더, 성차별에 대해 얘기할 때 그런 적대적인 반응이 온다는 것은 내가 핵심을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믿는다.(중략) 나를 ‘악마’라고 불러도 괜찮다. 나는 정의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다. 더 평등한 사회. 모든 남녀가 평등하게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기 때문에 나는 페미니스트로서 발언을 멈출 생각이 없다.”(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페미니스트로서의 아디치에가 흥미로운 점은 페미니즘 운동에서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되는 패션과 뷰티에 대한 관심을 여과없이 드러낸다는 점이다. 그는 스스로를 “남자를 혐오하지 않고, 립글로스 바르는 걸 좋아하며, 남자가 아닌 스스로를 위해 하이힐을 신는 행복한 아프리카 페미니스트”라 정의하며, 지난 2016년에는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의 No.7 화장품 모델이 되어 화제를 불러모았다. “중요한 건 여성들에게도 남성들만큼의 다양한 모습이 허락되어야 하며, 그처럼 다양한 대안을 선택했을 때 대가를 치러야 하는 두려움에 시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선택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아디치에는 말한다. 메이크업을 거부하고 머리를 짧게 자르는 여성들도, 풀메이크업을 하지 않고는 집 밖을 나서지 않는 여성들도 모두 다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는 2012년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테드×유스턴 강연에서 지성인으로서 “진지해 보이지 않을까봐” 어울리지도 않는 슈트를 입어야 했던 자신의 과거를 고백한다. 그리고 “나는 나의 여성성에 대해 더이상 미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기로 했다”고 말한다. 페미니즘은 다양성에 대한 지향이며, 모든 여성들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바라는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아디치에는 믿는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육원에서 열린 내한 강연에서 진행자와 대담 중인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오른쪽, 사진 민음사).

완벽보다 좋은 것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강연을 통해 아디치에가 전한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메시지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여성 인플루언서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팝스타 비욘세는 이 강연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은 곡 <Flawless>를 발표했고, 패션하우스 디오르의 첫 번째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아디치에의 슬로건을 새긴 티셔츠를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였다(국내에서는 김혜수와 보아가 이 티셔츠를 입어 화제가 됐다). 스웨덴에서는 이 강연 내용을 토대로 출간한 동명의 에세이를 전국 고등학교의 성평등 교재로 삼았다. 페미니즘에 대한 아디치에의 메시지는 ‘아이를 페미니스트로 키우는 열다섯 가지 방법’이라는 부제의 페미니즘 에세이 <엄마는 페미니스트>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페미니스트로서 아디치에의 입장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7년 영국 <채널4>와의 인터뷰에서 트랜스젠더의 존재를 지지하나, 트랜스젠더 여성의 경험은 여성으로 태어나 살아온 시스젠더 여성의 경험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는 아디치에의 주장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여성이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 완벽하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그 자신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멋지고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아디치에의 메시지는 이 불완전하게 아름다운 한 여성의 목소리에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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