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한국영화 역사상 두고두고 거론될 해가 아닐까.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은 올해,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한국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다이빙벨>(2014) 사태로 휘청거렸던 부산국제영화제도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화려했던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열기가 식기도 전, 지구 반대편 영화가 탄생한 도시 프랑스 리옹에선 다시금 한국영화가 시네필들을 동원하고 있다. 올해로 11회를 맞는 뤼미에르필름페스티벌(10월 12~20일)에서 봉준호 감독을 초대해 봉 감독의 전작을 모두 상영하는 것은 물론, 그가 사랑하는 한국영화 거장들의 작품을 함께 상영하기로 한 것이다. 봉 감독이 고른 작품은 김기영 감독의 <충녀>(1972),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1978), 배창호 감독의 <꼬방동네 사람들>(1982), 장선우 감독의 <우묵배미의 사랑>(1990),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이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영화 상영뿐 아니라 한국 거장들의 영화 상영 시에도 관객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또 하나 주목할 작품은, <살인의 추억> 15주년 DVD 발행을 맡았던 프랑스 라 라비아 프로덕션과 그랩 더 캣 프로덕션이 합작하고, 제주스 카스트로 오르테가 감독이 연출한 <기억, 범죄의 현장으로 귀환>(2017)이라는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은 봉준호 감독뿐 아니라 배우 송강호, 김상경 그리고 시나리오작가 심성보를 인터뷰하면서 촬영 당시의 상황을 실제 범죄와 연결해 이야기한다. 얼마 전 이춘재가 자백하면서 33년 만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밝혀진 가운데 <살인의 추억>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반응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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