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배정남 - 좋은 팀에 속하는 행운
2020-03-12
글 : 임수연
사진 : 최성열

배정남이 가진 무기는 그가 모두에게 먹히는 ‘호감형’이라는 점이다. 어느덧 또래 남자들의 워너비였던 모델 시절이 잘 기억나지 않을 만큼 말이다. 여러 일화에서 드러난 대인배적 면모라든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미운 우리 새끼> <스페인 하숙> 등에서 보여준 솔직하고 성실한 면면은 그를 초등학생부터 노년층까지 알아보고 좋아하는 스타로 만들었다. 허술하고 귀 얇은 캐릭터로 관객을 웃게 한 <보안관>(2017)이 본래 그가 가진 매력을 연기로 승화하는 법을 발견한 작품이라면, <보안관>의 인연으로 만난 <미스터 주>에서는 배우 배정남의 훌쩍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정보국 요원이지만 어딘가 어설프고 툭하면 사고를 치는 만식은 영화 특유의 귀엽고 재기발랄한 톤을 책임지는 핵심 캐릭터다. 주연작도 처음, 영화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것도 처음, 영화로 인터뷰를 연달아 많이 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밝힌 그는 대화를 나누는 내내 “진짜 열심히 했다”며 작품에 임한 자세를 강조했다.

-<보안관>에 같이 출연한 이성민의 추천으로 <미스터 주>에 합류하게 됐다고.

=감독님과 미팅을 한번 했다. 좋게 보셨는지 시나리오 리딩도 해보자고 하더라. 형님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에 절대 어설프게 보여서는 안됐다. 지금까지 했던 어떤 작품보다 준비를 많이 했다. 감독님과 만나 시나리오 리딩을 할 때마다 평소 친한 김종수 형님의 도움을 받아 죽어라 연습했다. 만식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무조건 놓치고 싶지 않았다.

-왜 만식 역에 당신을 추천한 것 같나.

=만식과 실제 내 모습이 좀 비슷한 것 같다. 진지하고 열심히 할수록 보는 사람이 더 재미있어하는 면이 있다. 그리고 <보안관>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그런 점을 좋게 보지 않았을까. <보안관> 때도 열심히 임했지만, 그때는 현장에서 형들과 장난치며 많이 묻어갔다. 구석에 있는 막내 캐릭터라서 형님과는 문장 형태의 대사를 주고받은 적이 없다. (웃음) 이번엔 훨씬 가까이서 호흡을 맞춘다. 형님이 현장에서 내 연기를 끄집어내주는 게 많아서 너무 고마웠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현장에서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컸다. 그래서 처음에는 너무 긴장했는데, 감독님과 이성민 형님이 편하게 끌어주셔서 하루 만에 다 풀렸다. 그다음부터는 편하게 연기했다. 좋은 팀을 만나서 행운이었다.

-<미스터 주> 특유의 즐겁고 귀여운 매력에는 배정남의 코미디 연기가 큰 몫을 한다.

=몸 쓰는 신이 아주 많은데, 탈수가 와서 실려갈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했다. 연기를 더 할 수 있으면 내가 나서서 한 테이크 더 가고 싶다고 했다. 항상 작품이 끝나면 아쉬운 게 있지만, <미스터 주>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인생 전체를 통틀어도 <미스터 주>가 가장 힘들었고, 몸을 사리지 않고 가장 열심히 했던 일 같다.

-반려견 벨을 사랑하는 모습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렇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태주(이성민)와 군견 알리의 버디무비인 <미스터 주>를 임하는 마음에 많은 영향을 줬겠다.

=<미스터 주>를 보고 사람들이 동물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유기견 문제도 그렇고, 동물에게 너무 잔인하게 구는 사람들이 있다. 인식이 많이 바뀌었으면 한다.

-2020년에는 <오케이 마담>과 <영웅>으로 관객을 만날 수 있다.

=<오케이 마담>에서도 나오는 장면마다 웃음이 터지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처음보다 역할이 커져서 열심히 했다. <영웅>은 안중근(정성화)과 함께 독립군으로 활약하는 조도선 역을 맡았다.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 완전 다르다. 정말 진지하고, 북한어 연기를 한다. 배정남이 아닌 조도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윤제균 감독님이 캐릭터를 제대로 만들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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