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홍상수 감독, <도망친 여자>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
2020-03-02
글 : 김진우 (뉴미디어팀 기자)
(왼쪽부터) 홍상수 감독, 김민희, 서영화 [사진제공: (주) 화인컷]

홍상수 감독의 스물네 번째 장편영화 <도망친 여자>가 2020년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은 <밤과 낮>,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도망친 여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네 차례 초청받았으며, 그 중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배우 김민희가 한국 최초로 은곰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일곱 번째 협업인 <도망친 여자>는 남편과 한시도 떨어진 적 없던 감희(김민희)가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세 친구를 만나러 가는 이야기를 이야기를 담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 당시 카를로 샤트리안 집행위원장은 "홍상수 감독은 어떻게 소통하는가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우리의 삶, 존재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도망친 여자>는 묘한 매력이 있는 신비로운 보석 같은 영화이며, 다시금 우리 삶에는 무한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초청 이유를 밝혔다. 공개 후에는 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 데일리>에서 4점 만점에 2.7점을 기록하며 경쟁 부문에 진출한 열여덟 작품 중 공동 4위를 기록했다.

2020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데일리 스크린> 평점

감독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은 수상 발표 후 무대에 올라 “이 영화를 함께 작업한 모든 분들과작품을 선정한 심사위원들께 감사를 드린다”며 짧은 수상소감을 전했다. 뒤이어 “허락한다면 배우들이 일어나 박수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객석에 앉아있던 <도망친 여자>의 두 주연배우 김민희, 서영화를 일으켜 세워 공을 돌렸다.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홍상수 감독은 “우선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고, 장소를 정하고, 배우를 만나고, 촬영일을 정한다. 그리고 배우들과 장소에 가서 첫 장면 정도를 생각한다. 그때부터는 나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그렇게 2, 3일이면 전체적인 구조가 잡히고 그렇게 엔딩까지 간다”며 그만의 독특한 작업 장식을 전했다. 영화에서 담고자 한 의미에 대한 질문의 답변으로는 “내 영화는 커다란 그림, 이야기, 주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커다란 것을 담고자 하는 유혹에서 벗어나려 한다. 화려하고 강렬한 무언가를 남길 수도 있겠지만 나는 작고 사소한 디테일에 남고 싶다. 특정한 의도도 피하려 한다. 어떤 메시지가 떠오르더라도 최대한 배제하려 한다”고 말했다.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는 홍상수 감독 [사진제공: (주) 화인컷]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한국영화인이 트로피를 거머쥔 것은 <도망친 여자>가 단편을 포함해 열 네 번째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한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1994),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7)와 14플러스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보라 감독의 <벌새>(2019) 등이 있다. 또한 이번 수상으로 홍상수 감독은 2004년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 이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두 번째로 감독상을 수상한 한국 감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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