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영화계는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조사하고, 정부 또한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피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지원이나 스탭 고용 지원 등 여러 방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 또한 없는 게 사실이다. <씨네21>은 영화산업 밖의 분야별 경제·정책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88만원 세대>를 포함해 30권 넘는 책을 썼고, 최근 두 번째 소설 <당인리>를 쓴 우석훈 경제학자, 민간경제 싱크탱크인 LAB2050 윤형중 정책팀장, 김영훈 더불어민주당 문화체육관광 수석전문위원, 세 사람이 전무후무한 위기에 처한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처방전을 제시했다.
긴급경영자금 지원 시급하다
영상산업은 창의적 무형적 요소를 유형의 감성 요소로 바꾸는 과정에서 수요자가 지지의 재화로 창출되는 일면 수요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산업이며 외부효과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다양한 영상 콘텐츠는 혼자 또는 같이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존재한다. 그중 영화 콘텐츠는 영화관으로 이동해서 같이 보고 즐기며 일정 시간을 같이하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감문화의 주요한 매개로, 국민의 문화향유권 증진의 주요 수단으로의 인식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산업 구도가 초유의 불황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정부도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공감문화를 추구하는 여행, 공연, 영화 등 문화서비스산업의 피해는 위기감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정부도 영화계 지원방안으로 영화발전기금의 한시적 감면, 제작지원금 지급, 캠페인 지원 등의 방안을 마련해놓고 있으나 향후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영화관의 관객수 급감으로 인한 긴급경영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관광분야의 경우 융자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관광업을 대상으로 한 특별융자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영화콘텐츠분야도 특별융자사업을 실시하여 영화관, 제작부문 등에 긴급재원을 수혈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융자를 위한 각종 복잡한 절차와 신용등급 사항 등을 간소화하거나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등 융자수혜 시기와 범위를 넓혀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영화 관련 대책으로 영화발전기금의 한시적 감면을 추진하고 있다. 영화발전기금은 영화표 1장에 3%의 금액을 영화관에 부과하고 있는데 관객이 없으면 부과금 감면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한시적 감면보다는 한시적 면제로 전환시키고, 부족한 영화발전기금은 정부 일반회계의 출연이 필요할 것이다. 영화산업 관련 업계에서 금융대출을 받고 있는 경우 대출이자율을 정부 정책 이자율에 맞춰 보존해주는 이차보전사업도 유효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사람들이 모이는 영화 관람을 적극 권유할 수는 없겠으나, 극장마다 상당액이 소요되는 방역비 지원을 현재 약 6억원에서 3배 이상 확대할 필요가 있다. 향후 긴급재난지원금 차원에서 정부 및 지자체가 지역상품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역상품권 활용 대상에 영화 관람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며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 상영관이 입점한 경우 착한 임대료 사업을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영화 제작도 상당 부분 지연되거나 연기되고 있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영화 종사자들을 위해 긴급생계지원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은 아직까지 미흡한 게 사실이다. 한류콘텐츠가 지내고 있는 본연의 특성과 구조적 상황을 감안한다면 성장잠재력이 큰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대책 강화가 더욱 절실하다. 해외 다수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기획개발 단계부터 세제지원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차후 21대 국회가 시작되는 시기는 신한류의 전환적 시점과 맞물려 있다. 영화 <기생충>의 저력을 이어가느냐에 따라 한국영화의 세계화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향후 국회에서는 이에 맞는 법령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은 2006년에 제정되어 그간 수차례 일부 개정의 과정을 겪었다. 그러나 영비법은 영화와 비디오물의 서로 다른 체계를 하나로 통합한 것에 대한 재정비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새로 정립되어야 할 부분 등 전면 개정에 준하는 새로운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
올해는 한국영화 101년의 해이다. 그동안 영화산업 종사자 분들의 노력으로 한국영화가 세계적으로 성장했으며, 문화강국을 실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종사자 분들의 노력에 맞춰 올바른 정책과 지원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