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재난은 고질적인 문제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 시대, 영화마케팅 업계 관계자 4인 긴급 대담
2020-05-15
글 : 배동미
사진 : 오계옥

극장에 들어서면 영화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 있고 예고편 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된다. 어쩌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해 극장을 자주 찾지 못했던 사람들이 그리워할 풍경. 한편의 영화를 스크린으로 보기 전까지 우리는 실로 많은 영화마케팅 관계자들이 창의력을 발휘한 창작물들을 마주해왔다. <씨네21>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충무로 제작자들과 극장 업계에 미친 어둠을 영화마케팅 업계도 고스란히 겪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포스터 카피를 쓰고 홍보 전략을 짜는 영화마케터와 포스터 디자인과 각종 광고물을 제작하는 키아트 아트디렉터, 영화 개봉일이 바뀔 때마다 수고스럽게 마지막까지 수정을 마다하지 않는 예고편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자 긴급 좌담을 꾸렸다. 참석자인 강효미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대표와 이채현 호호호비치 공동대표, 이관용 스푸트닉 아트디렉터, 곽수정 PEEPS 감독은 충무로 영화마케팅 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가지고 활약 중인 인사들이다. 이들은 이날 좌담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영화마케팅 업계가 겪고 있던 문제가 재난 상황을 만나 더 큰 어려움을 야기했다고 입을 모았다. 세분되지 않은 업무와 보호장치 없는 계약 내용 등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던 영화마케팅 업계의 문제점은 실제로 녹록지 않아 보였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좌담을 진행하던 중 영화마케팅 업계가 정부의 한국영화특별지원사업을 통해 작게나마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앞으로 세부 지원방안이 속속 발표되겠지만, 우선은 지난 2개월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영화마케팅 관계자들이 처했던 어려움들을 전한다.

대담 참가자

곽수정

영화 예고편 업체 PEEPS의 감독. 2010년 <헬로우 고스트>로 영화 예고편을 제작하기 시작해 <스물> <타짜-신의 손> <신의 한수: 귀수편> <뺑반> <러브픽션> <나의 소녀시대> <겟 아웃> 예고편을 만들었다.

강효미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대표이자 마케팅사 퍼스트룩 대표. 2001년부터 영화 마케터로 일했으며 2005년 퍼스트룩을 창립했다. <82년생 김지영> <명량> <베테랑> <변호인>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홍보를 맡았다.

이관용

영화 키아트업체 스푸트닉의 아트디렉터. 1999년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포스터와 타이틀 디자인을 맡으면서 데뷔했다. 계봉예정작인 <반도>를 비롯해 <내부자들> <명량> <화차> <해운대> <친절한 금자씨>의 포스터를 제작했다.

이채현

컬처마케팅사 호호호비치 공동 대표. 2005년부터 영화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가 브랜드 마케터로 잠시 이탈 후 2011년 호호호비치를 창립했다. 한국영화 <남산의 부장들> <엑시트> <부산행>과 외화 <작은 아씨들>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을 홍보했다.

(왼쪽부터) 곽수정 감독, 강효미 대표, 이관용 아트디렉터, 이채현 대표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사가 겪고 있는 피해 상황은 어떤가.

강효미 마케팅사를 포함해 예고편, 포스터, 온라인 마케팅사 모두 다 마찬가지다. 배급사와 계약할 때 계약금의 50% 정도를 받고, 개봉한 뒤 한두달 안에 잔금을 받는 방식으로 계약한다. 대표를 맡고 있는 영화 홍보사 퍼스트룩은 원래 3월 이후 한국영화 3편, 외화 1편의 홍보를 담당할 예정이었다. 한국영화 3편은 개봉을 연기했는데 2편은 개봉 미정이고 1편은 빨라야 6월에 개봉한다. 외화는 할리우드 직배사 영화인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때문에 할리우드영화의 후반작업이 멈춰 서는 바람에 개봉이 완전 연기됐다. 4편 모두 상반기 매출로 예정됐으나 코로나19로 생각지도 못하게 매출 0원이 됐다. 그렇다고 일을 멈출 수 있냐고 하면, 그렇지도 않다. 코로나19 사태가 괜찮아지면 언제든지 다시 영화가 개봉할 수 있게끔 마케팅 전략을 수정, 보완하고 있다.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일은 일대로 하면서 임대료나 인건비 등 회사 운영자금도 그대로 나간다.

곽수정 다 비슷할 텐데 예고편 업계도 언제 개봉할지 모르나 일단 준비해놓자는 분위기다. 개봉일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시안을 만들고 고치고 있다. 딱 끝나지 않는다는 게 힘들고 진이 빠진다.

이채현 보이지 않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매출이 0원인 상태로 일을 계속하는 게 힘들다. 잔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회사를 몇 개월 운영하다 보니 유급휴직, 무급휴직, 월차 당겨 쓰기, 주 3일 근무제, 주 4일 근무제 등등 모두 운영해봤다. 올 상반기에 <닥터 두리틀> <남산의 부장들> <작은 아씨들>까지는 개봉했고 향후 매월 개봉할 라인업이 있었는데 <007 노 타임 투 다이> 개봉일이 하반기로 가고 <분노의 질주> 개봉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관용 3월부터 5월 현재까지 한국영화 4편이 밀렸다. 마침 어제 전화가 와서 5월 말에 개봉할지 모르겠다는 영화 1편과 6월에 개봉하겠다는 영화가 생기긴 했다. 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면 상반기 내내 깜깜했을 거다. 회사 운영비의 100%가 인건비라고 보면 된다. 월급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영화가 개봉해야 잔금을 받고 회사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대부분 소규모 사업자다 보니 고용유지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강효미 직원들이 있는데 급여를 안 줄 수 없다. 힘들다고 다 내보낼 수도 없다. 이 업계는 대부분 인건비로 움직이는 구조다. 우리는 무언가를 자동화해서 찍어내거나 만들어내는 상품은 없고 무형의 마케팅 효과를 만들어내는 인력 베이스 업체기 때문에 투자·배급사로부터 받는 매출의 100%를 인건비와 임대료인 경상비로 쓴다. 업무량에 비례해서 돌아오는 자본이 충분한 업종이 아니다 보니 대부분 힘들다. 한마디로, 기초체력이 부족한 업계다. 온라인·마케팅 업계까지 합쳐 65개사 정도 실태조사를 했더니 정직원 수만 400명 되더라. 계약직은 거의 없다. 다 4대 보험에 가입된 정규직이다. 고용안전을 꾀하려고 마케팅사들이 자구적인 노력을 해왔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위기 상황에서 400명 인건비를 충족하지 못하면 마지막 선택지는 휴업 아니면 폐업이고, 회사의 도산뿐이다.

곽수정 올해 으쌰으쌰 하려고 한명을 추가로 고용했었다. 우선 인턴으로 채용해서 길게 보고 키우려고 2월에 고용했는데 코로나19가 터졌고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했다. 기회가 있어야 자랄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못 주는 게 현실이었다. 상반기에 나름 포부를 크게 가졌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사기가 꺾였다.

수준 높은 예술영화 수입하지만 현실은 반대

- 코로나19로 영화마케팅 업계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문제들이 더욱 불거진 것 같다. 이전부터 느꼈던 문제점은 무엇인가.

이관용 포스터 키아트(포스터의 메인비주얼) 업체들은 관행적으로 선계약금으로 50%를 받고 개봉 후 잔금을 50% 받는다. 계약금과 잔금도 현실적인 금액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쉽지 않은데 5인 규모의 사업장인 스푸트닉은 한국영화 1편을 하면 두달 동안 생활할 수 있는 정도의 돈을 번다. 키아트 업체의 경우 5인 정도의 소규모 업장이 대부분이다. 스푸트닉이 지난 2~3년간 참여했던 영화들을 바탕으로 얼마나 일했는지 평균을 내보니 편당 9개월 일했다. 영화 1편을 위해 9개월간 일하는데 받는 액수가 2개월을 버틸 수 있는 금액인 셈이다. 포스터로 명칭이 되는 키아트를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개봉일이 확정되면 광고 업무가 들어온다. 광고 업무란, 버스 광고 제작과 극장에 세울 배너 제작 등을 말한다. 키아트 만드는 일 외에 베리에이션 업무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심지어 극장 키오스크에 들어가는 포스터도 각사가 다 달라서 하나하나 작업해야 한다. 극장에 디자인 베리에이션하는 팀이 있어 거기 넘겼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외국과 비교하자면 전혀 다른 분야의 두 가지 일을 키아트 업체가 다 하고 있다. BLT 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한 할리우드 키아트 업체들은 포스터와 광고디자인을 한정된 기간 안에 몇종만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일한다.

이채현 해외에서는 “오늘부터 스튜디오 문을 닫습니다” 하면 홀드하는 상태고 아무도 일을 안 한다. 마케팅 일을 하더라도 “모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다”라고 정부가 발표하면 그때 손을 모두 놓는 스타일인데 우리 국민들은….

이관용 워커홀릭이다. (웃음)

이채현 늘 그렇게 일해왔기 때문이다. (웃음)

강효미 언급한 모든 일은 우리와 계약하는 갑이 추가비용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우리의 계약관계는 턴키로 이뤄져 있다. 포스터 디자인은 분명한 전문 분야고 분명히 지급되어야 하는 분야인데 한장 완성하기까지 100장을 보든 1만장을 보든 그게 클라이언트의 재량이란 생각이 만연한 게 문제다. 양사가 모두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계약조항이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맞닥뜨렸고 이런 문제들이 폭발했다. 최근 작은 외화들이 많이 개봉했는데 이를 수입한 소수의 배급사들이 예고편 업체에 잔금을 주지 않고 있다. 우리가 힘드니 너희도 같이 고통을 나누자는 거다. 그러면 예고편 업체에서 채권추심을 해야 한다. 몇몇 배급사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잔금을 주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 A회사랑 계약하다가 잔금이 밀리면 B회사랑 일하는 식이었다. 잔금을 안 주면 협회 이름으로 공문을 보내는데, 그럼 그 회사가 미루고 미루다가 다음 신작 홍보에 들어가야 준다. 씁쓸하다. 마케팅사를 제대로 된 파트너로 본다면 그런 식으로 파트너사의 선의를 악용하면 안된다.

곽수정 그렇게 해놓고 폐업해버리고 대표만 바꿔서 영업하는 경우도 많다.

강효미 수준 높은 예술영화를 수입하면서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좋은 영화를 수입한다는 이유로 스탭을 착취하면 안된다.

이관용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대상 받은 작품이라고 내밀면 작품이 좋으니까 함께하고 싶어진다. 돈은 조금 받거나 못 받을 수도 있지만 그런 마음이 든다.

이채현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악용하는 거다.

- 영화산업에서 키아트, 예고편, 마케팅사들만 갖는 특수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강효미 영화마케팅은 트렌드가 가장 중요한데 몇달만 지나도 감이 떨어진 느낌이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와 코로나19 이후의 영화는 메시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채현 봄에 개봉해서 “올봄 따뜻한 감동을 느끼세요”라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여름 개봉작을 두고 “올여름 뜨거운 감동을 느끼세요”라고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강효미 포스터의 색깔도 다 바꿔야 하고 로고색도 다 바꿔야 한다.

이채현 홍보를 맡은 영화 1편이 개봉일을 4번 바꾼 적 있다. 매번 시기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다시 수립하고 메시지를 수정했다. 그런데도 결국 여름에 개봉할지 가을에 개봉할지 아직도 모른다. 개봉일에 맞춘 시즈널 캠페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 수정해야 한다.

곽수정 워낙 영화마다 다 달라서 계약 시 모든 조항을 동일하게 적용하기도 어렵다. 큰 영화의 경우 예고편 업체에 소재비용을 다 지급한다. MOV를 먼저 만들고 베리에이션해서 WMV나 MP4로도 만들면 소재비 명목으로 돈을 지급받는다. 예고편 심의비용이 드는데 이것도 실비 지급한다. 그런데 이런 돈을 주는 데가 있고 주지 않는 데도 있다.

이관용 키아트 업체들은 발언권이 적다. 몇 십개 업체만 되어도 연합체를 만들 수 있을 텐데 한국영화 키아트를 주로 하는 회사들이 대여섯곳뿐이다. 용기내서 말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사실 갑에 해당하는 배급사와 제작사 직원 중 우리와 소통하며 일하는 이들은 우리의 고충을 다 알고 있지만 재경팀에서 세부 내용을 명시한 계약 내용으로 수정하자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댄다. 재경팀이 아닌 자신들이 계약 조항을 바꾸는 게 주업무가 아니니까 힘들다고 한다.

- 포스터의 경우 방송쪽으로 눈을 돌리는 움직임도 있는데 현 상황을 돌파해나갈 대처 방안으로 어떤 것들을 시도 중인가.

이관용 한국영화 키아트가 힘들어서 드라마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는데 괜찮다고 하는 업체도 있다. 드라마는 계속 꾸준히 만들어지지 않나. 넷플릭스 코리아가 생기고 디즈니+가 들어온다고 하니 업계 내부에서도 눈을 돌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도 사전제작이 많이 생겨서 영화처럼 키아트 제작 기간이 상당히 길어졌다. 예전에는 한두달이면 끝나는 일이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키아트를 위한 접촉을 시작했는데도 아직 계약도 안 한 경우도 있다.

이채현 몇년 전부터 실행해온 생존법 중 하나가 규모를 키우지 않는 거였다. 회사를 늘리지 않고 축소만 1~2년 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어려움이 반복된다면 우리 회사는 정말 진지하게 영화나 콘텐츠가 아닌 쪽으로 마케팅해볼 생각도 있다. 영화도 했는데 뭐든 할 수 있지 않을까. (웃음) 인건비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서 영화 제작 단가가 올라가고 손익분기점도 올라왔는데, 극장의 수요가 그에 못 미친다면 영화는 언젠가 줄어들 산업처럼 보인다. 인구가 한정돼 있는데 콘텐츠가 늘어나봤자 자본이든 영화 편수든 한정된 상태가 오지 않을까 싶다.

강효미 다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비슷할 거다. 영화를 좋아하니까 이 일을 하는 거다. 사업을 하다 보니 영화마케팅도 하는 사람은 없다. 영화를 향한 열정이 있어 젊을 때부터 투신해서 경력을 쌓아간 전문 인력들이 대부분이다. 우린 한국영화를 좋아하니까 한국영화를 계속 하고 싶고 다른 사업쪽으로 돌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위기가 반복된다면 다들 다른 일을 해야 한다. 오래된 인력은 살아남지 못해 점점 약해지고 10~20년 사이에 쌓아온 한국영화 마케팅의 노하우나 시스템은 금방 사라질 수 있다. 그렇게 한국영화 산업계 양질의 인력이 이탈하는 거다. 영화에 특화된 지원책과 코로나19 사태의 변화에 맞는 도움이 절실하다.

사각지대에 놓인 영화마케팅 업계

- 가장 시행됐으면 하는 지원책은 금융 지원인가.

강효미 융자를 받으려고 했던 모 회사가 4월 초에 신용보증재단에 연락을 취했더니 5월에 상담받을 수 있다고 했다더라. 그건 그냥 못 받는다는 뜻이다. 어디에 연락을 해야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알아내는 것부터 막막하다. 예를 들면 영화 예고편 업체가 기술보증기금에 전화해서 지원을 요청하면 하청업체라서 안된다고 한다. 예고편을 창작의 업체로 안 보는 거다. 그러나 영화보다 예고편으로 기억되는 영화도 있고, 포스터 한장으로 기억되는 경우도 있다. 영화 관련 업종들이 조금이라도 저리로 장기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책이 마련되길 바라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더라.

- 170억원이 투입될 한국영화특별지원사업에 마케팅계도 도움을 받을 수 있나.

강효미 한국영화특별지원사업에 ▲한국영화 제작·개봉 활성화 특별 지원 ▲현장영화인 특별 직업훈련 지원 ▲중소 영화관 특별 기획전 지원 ▲영화관람 활성화 지원이 있다. 마케팅사는 그중 영화관람 활성화 사업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니 그렇게 책정한 마케팅 비용을 인건비 형식으로 받을 수 있도록 책정하겠다고 들었다. ▲현장영화인 특별 직업훈련 지원은 프리랜서 스탭 위주니 포함이 안될 것이고 ▲한국영화 제작·개봉 활성화 특별 지원은 마케팅사로서는 부차적인 지원이다. 투자·배급사가 받은 지원을 우리에게 줄 수 있으나 1차 주체가 아니고 2차 주체다 보니 피해를 입은 것과 무관하게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어쨌든 전체 마케팅 업체들이 전문 인력 지원 명목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된 건 반갑고 기쁜 일이다. 마케팅 업계의 전문성에 대해 인정을 받는 것이고, 피해 입은 마케팅 업계에도 일정 지원금을 투여해서 지원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 코로나19 이후에도 극장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이관용 영화를 좋아하고 극장에서 영화 보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이 일을 시작했다. 사람들도 극장에 가면 영화도 보고 극장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고 좋아하지 않나. 극장이란 공간 안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감상하는 건 고대 그리스부터 있었던 행위고 절대 없어지지 않을 거다. 어떻게 진화하느냐의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채현 첫째로 안전하고, 둘째 산업적인 시스템이 정상화되면 다시 좋은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같이 울고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당분간 할리우드영화도 없는 상태로 한국영화들이 순차적으로 개봉하면 경쟁 시스템보다는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이 잘돼야 한국영화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고 응원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 같다. 싸우는 게임이 아니라 서로 잘되자는 응원의 메시지들이 더 생기지 않을까.

곽수정 처음 예고편 제작 일을 시작할 때 내가 만든 예고편을 극장에서 보고 싶었다. 사운드는 어떻게 나오는지, 어디 잘리는 덴 없는지 확인하고 보면서 좋아했다. 극장에 매주 가는 이유도 예고편을 보기 위해서였다. 온라인에 예고편이 다 있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보고 싶었다. 내가 작업한 영화를 극장에 가서 보고 ‘사람들이 여기서 반응하는구나. 내가 몰랐네’ 하고 깨달은 적도 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이유는 결국 같이 보는 재미가 있어서다. 어떤 영화는 같이 본 관객 때문에 재밌게 관람한 것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제작진이 피땀 흘려 만든 영화를 제대로 보려면 극장으로 가야 한다. 극장이 영원히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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