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엑스맨> 시리즈의 스핀오프작 '뉴 뮤턴트' 감독·배우와의 만남
2020-09-09
글 : 양지현 (뉴욕 통신원)
<엑스맨> 유니버스의 첫 호러영화가 온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돌연변이들이 돌아왔다. 9월 10일 국내 개봉하는 <뉴 뮤턴트>는 <엑스맨> 시리즈의 스핀오프 영화다. 이 작품은 홀로 떠돌던 울버린이 프로페서X를 만나는 여정을 다룬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2000), 프로페서X가 설립한 ‘자비에 학교’의 초창기를 보여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2010)와 유사한 이야기에 10대들의 예민한 감각과 공포를 더했다. <뉴 뮤턴트>를 이끄는 10대 주인공들은 예기치 않게 돌연변이로 각성해 주변에 피해를 입히고 멀버리 병원에 감금되다시피한다. 그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돌연변이들을 만나게 되고, 스스로 힘을 통제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청소년기의 뮤턴트를 연기한 배우 메이지 윌리엄스, 블루 헌트, 찰리 히턴, 헨리 자가와 전 시리즈의 프로페서X 같은 닥터 레예스를 연기한 알리시 브라가를 뉴욕 현지에서 만났다. <뉴 뮤턴트>에 대한 소개와 함께 10대 시절 마블 그래픽노블과 코믹스에 푹 빠져 살았다는 조시 분 감독의 인터뷰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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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뮤턴트>는 대니 문스타(블루 헌트)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눈 폭풍이 몰아치는 야심한 밤, 미국의 어느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누군가의 공격으로 건물이 폭파되고, 불 붙은 자동차가 공중을 날아다닌다. 대니의 아버지는 그녀를 숲속으로 데려가 큰 나무 밑에 숨겨놓는다. 아버지는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며 마을로 되돌아가지만 비명이 이어지고, 그 후 아버지의 시체가 대니의 눈앞에 팽개쳐진다. 무엇인가를 피해 계속 숲을 달려가던 대니는 넘어져 구르다가 정신을 잃는다. 눈을 뜨자 병원 통풍구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고 손은 침대에 결박된 상태다. 대니는 마을을 덮친 불가사의한 대재앙에서 홀로 살아남았고, 병원에 오면서부터 이상한 악몽에 시달리게된다. 과연 이 병원은 어떤 곳이고, 대니는 왜 갇혀 있어야 하나.

지난 1월 25일 소나기가 내리던 날, 맨해튼 포시즌 호텔에서 <뉴 뮤턴트> 제작진과 만났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감독 조시 분과 각본가 네이트 리, 배우 메이지 윌리엄스( ‘울프스베인’ 레인 싱클레어 역), 알리시 브라가(닥터 레예스 역), 블루 헌트(‘미라지’대니 문스타 역), 찰리 히턴(‘캐논볼’ 샘 거스리 역), 헨리 자가(‘선스팟’ 로베르토 다코스타 역)는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기자들 앞에서도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그들에게 한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여러 번 개봉이 연기됐는데 이번엔 진짜 볼 수 있나?” 이 질문은 그동안 <뉴 뮤턴트> 제작진이 경험했던 수난사를 압축하고 있다. 본래 이 영화는 2018년 4월 13일 개봉예정이었으나, 지난 2년간 폭스와 디즈니의 합병 이슈, 다른 액션영화와의 겹치기 개봉 이슈,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연기됐다. <뉴 뮤턴트>는 마침내 8월 28일 극적으로 미국 내 개봉이 결정되었고, 한국에서는 9월 10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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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유니버스에서 처음으로 호러 스릴러 장르를 시도한 <뉴 뮤턴트>는 의도치않게 자가격리 후 처음으로 극장 개봉하는 슈퍼히어로영화가 됐다. 특히 이 영화는 정신병원에 강제로 갇혀 있는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라서 배우와 스탭뿐 아니라 오랫동안 개봉을 기다려온 관객에게도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감독 조시 분은 “우주에서 개봉을 미뤘나 보다. 우리는 갇혀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화를 만들었는데, 결국 일종의 팬데믹에 대한 이야기가 됐다”고 말하기도했다. 조시 분과 네이트 리에 따르면, <뉴 뮤턴트>는 배경은 같지만 다른 <엑스맨> 시리즈와는 상관없는 독자적인 영화다. <데드풀>이나 <로건>과 비슷한 위치라고 볼 수 있다. 네이트 리는 “마블 영화를 좋아하지만 우리 영화는 보다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화의 톤이나 심미적인 측면에서 마블 영화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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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뮤턴트>는 돌연변이 능력을 통제하지 못해 사회에 피해를 입힌 청소년 뮤턴트들이 정신병원에 감금된 채 기이한 일들을 겪으면서 슈퍼히어로로 성장한다는 내용이다.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10대를 주인공으로 하며, 뮤턴트들의 슈퍼파워를 재현해 시각적인 효과가 두드러지긴 하지만 결국 성장통에 대한 영화다. 조시 분 감독은 “<뉴 뮤턴트>는 아웃사이더를 위한 영화이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10대 시절부터 마블 코믹북의 오랜 팬이었던 그는 오랜 친구인 네이트 리와 함께 1982년에 발간된 <엑스맨> 스핀오프의 <뉴 뮤턴트> 스토리라인을 스크린으로 옮기고자 했다. 그가 차용한 코믹북은 최초의 <엑스맨> 스핀오프로 프로페서X가 엑스맨 멤버들이 다 죽은 줄 알고 새로운 학생들을 모아야 하는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안녕, 헤이즐>을 마친 조시 분 감독이 준비한 <뉴 뮤턴트> 피칭을 검토한 이십세기 스튜디오와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뉴 뮤턴트>의 제작에 뛰어들었다. 6편의 <엑스맨> 시리즈를 제작한 사이먼 킨버그가 제작자로 참여했으며, 명예 회장인 스탠 리가 생전 총괄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소녀들의 사랑과 으스스한 정신병원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뉴 뮤턴트>의 관전 포인트는 화려한 특수효과가 아닌 레인과 대니, 두 소녀의 사랑이다. 레인은 늑대로 변하는 돌연변이로 ‘울프스베어’라고 불리며, 독실한 장로교 집안에서 성장한 까닭에 자신의 변신이 죄악이라고 믿는 캐릭터다. 그가 사랑에 빠지는 대니는 아직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는 미 원주민 혈통의 소녀로 밤마다 거대한 곰이 나타나는 악몽을 꾼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레인은 이해심이 많고 따듯한 대니를 만나면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입맞춤을 나누기도 한다. <뉴 뮤턴트>는“슈퍼히어로영화의 남성적인 분위기 속에서 두 여성 캐릭터가 서로를 보호하고 서로의 빛을 꺼내어주는 관계로 발전”(메이지 윌리엄스)하는 과정을 담으면서 그동안의 슈퍼히어로영화의 서사를 새로이 정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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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뮤턴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밀실 공포를 만들어낼 멀버리 병원이다. 극중 멀버리 병원으로 나오는 장소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에 위치한 50년 된 정신병원으로, 로케이션 헌팅 당시에는 페인트 조각이 너덜너덜하고 사방에 쓰레기가 가득했던 폐건물이었다. 20세기의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정신병원 같은 분위기와 붉은 벽돌에 마음을 뺏긴 제작진은 늑대소녀와 공간을 이동하는 소녀, 태양에너지를 내뿜는 소년을 위한 멀버리 병원으로 이곳을 점찍었다. 3개월간 버려진 외딴 병원에서 촬영을 이어갔는데, 배우들은 밤에 촬영하기가 무서울 정도로 으스스한 에너지를 느꼈다고 한다. 특유의 분위기와 냄새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을 정도라니 <뉴 뮤턴트>가 그릴 밀실 공포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멀버리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가장 마지막으로 대니가 입원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며 뮤턴트들은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에 병원에 가장 오랜 시간 머물고 있는, 공간 이동 능력을 지닌 ‘매직’ 일리야나(애니아 테일러 조이)가 상상 속에 만들어낸 초현실적 공간 ‘림보’까지 펼쳐지면서 <뉴 뮤턴트>는 극한의 공포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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