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여러 할리우드 기대작들의 개봉이 2021년으로 미뤄졌다. 그중에는 전작의 흥행에 힘입어 제작되는 속편 영화들도 대거 포진됐다. '아는 맛이 더 무섭다'는 말처럼, 이미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작품들이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많은 속편 영화들 중 1편의 흥행에 힘입어 제작되는 2편, 오랜 세월을 딛고 제작되는 작품 등 키워드를 나누어 2021년 개봉 예정인 속편 기대작들을 모아봤다. 리부트, 프리퀄, 스핀오프 등과 <블랙 위도우> 같은 첫 솔로무비는 제외했다.
1편의 명성 이을 수 있을까?
<콰이어트 플레이스 2> 4월23일 북미 개봉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 8월21일 북미 개봉
<콰이어트 플레이스 2>와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는 1편의 흥행에 힘입어 2편으로 관객을 찾아오는 작품들이다. '소리'를 통해 인간들을 공격하는 외계 괴물을 소재로 '팝콘을 씹을 수 없는 영화'라고 입소문을 탔던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2018년 개봉 후 흥행에 성공하며 곧바로 2편 제작이 결정됐다. 1편에서 연출과 주연을 맡았던 존 크래신스키가 메가폰을 잡고 에밀리 블런트 등의 주연 배우들이 그대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리(존 크래신스키)의 희생으로 살아남은 에블린(에밀리 블런트) 가족이 다시 괴물들과의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이미 제작이 완료된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2020년 3월 뉴욕 프리미어 상영에서 1편처럼 좋은 반응을 받은 바 있다. 원래는 2020년 북미, 한국 등에서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으로 개봉이 미뤄졌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무엘 L. 잭슨의 말맛을 살린 코미디 액션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의 속편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1편에서 남편을 뛰어넘는 카리스마를 자랑한 다리우스(사무엘 L. 잭슨)의 아내 소니아(셀마 헤이엑)가 2편의 중심 인물이며, 1편의 콤비와 소니아가 새롭게 등장하는 악역(안토니오 반데라스)으로부터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화려한 액션과 함께 배우들의 찰진 입담이 코믹하게 펼쳐질 듯하다.
전설의 귀환
<탑건: 매버릭> 7월2일 북미 개봉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6월11일 북미 개봉
<매트릭스 4> 12월22일 북미 HBO 맥스 공개
10년이 넘는 시간을 이겨내고 속편으로 돌아오는 작품들이다. 1986년 개봉해 항공 액션 영화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던 <탑건>은 35년 만에 <탑건: 매버릭>으로 찾아온다. 톰 크루즈, 발 킬머 등 주요 배우들이 그대로 등장해 세월의 공백을 잇는다. 훈련생이었던 청년 매버릭(톰 크루즈)은 교관이 되었으며, 죽은 매버릭의 동료 구즈(안소니 에드워즈)의 아들 브래들리(마일즈 텔러)가 새로운 훈련생으로 등장해 함께 극을 이끈다.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는 1989년 2편으로 막을 내린 뒤, 2016년 여성 캐릭터들이 중심이 된 동명 스핀오프가 제작되기도 했다. 2021년 개봉할 작품은 1989년작의 뒤를 잇는 실질적인 3편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다.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시고니 위버 등 원년 멤버들이 대거 복귀하며 캐리 쿤, 핀 울프하드, 폴 러드 등 새로운 배우들도 합류했다. 심지어 연출은 원년 시리즈를 만든 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아들이자 <주노>, <인 디 에어> 등을 연출한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 일가족이 할아버지가 남긴 시골 농장에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라고, 고스트버스터즈 멤버들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매트릭스> 시리즈도 18년 만에 부활한다. 워쇼스키 자매 감독 중 라나 워쇼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키아누 리브스, 캐리 앤 모스, 제이다 핀켓 스미스 등도 합류했다. 스미스 요원(휴고 위빙)은 등장하지 않으며 모피어스를 연기한 로렌스 피시번도 출연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여러 매체에서는 새롭게 합류하는 야히아 압둘 마틴 2세가 '젊은 날의 모피어스'를 연기한다는 추측이 돌고 있다. 때문에 "<매트릭스 4>는 여러 타임라인이 섞인 작품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외에 <매트릭스 4>에 대한 줄거리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미 사망한 네오(키아누 리브스)와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를 어떻게 되살리지도 관건이다.
2021년을 책임질 스파이는?
<007 노 타임 투 다이> 4월2일 북미 개봉
<미션 임파서블 7> 11월19일 북미 개봉
2021년은 영화계에서 가장 유명한 두 스파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해가 됐다. <007> 시리즈 속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속 에단 헌트(톰 크루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6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그의 퇴장이 어떤 방식으로 그려질지가 영화의 핵심이 될 듯하다. 이번 영화에서는 현직에서 은퇴한 제임스 본드가 지금까지 벌어졌던 모든 사건들의 배후에 있는 사핀(라미 말렉)의 등장과 함께 마지막 임무에 다시 뛰어드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뒤를 이을 인물과 자세한 스토리는 철저히 베일에 싸여있는 상태다.
톰 크루즈는 다니엘 크레이그와 반대로 몸이 허락할 때까지 시리즈를 이어갈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뛰어내리고 질주하는 기차 위를 걷는 등 아찔한 액션을 직접 소화한다. 톰 크루즈와 함께 폴 페이그, 레베카 퍼거슨, 바네사 커비 등의 배우들이 전편에 이어 합류했으며 헤일리 앳웰, 폼 클레멘티에프, 에사이 모랄레스가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중 에사이 모랄레스가 맡는 미공개 캐릭터는 에단 헌트와 대적하는 악역으로 알려졌다. <미션 임파서블>은 현재 두 편이 동시에 제작 중이며 7편에서는 중심 사건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담긴다.
시리즈는 계속된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5월28일 북미 개봉
<컨저링 3> 6월4일 북미 개봉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보다 더욱 긴 작품 편수를 자랑하는 <분노의 질주> 프랜차이즈도 기다리고 있다. 9편인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에서는 빈 디젤, 미셸 로드리게즈, 샤를리즈 테론 등의 배우들이 다시 등장하지만 드웨인 존슨, 제이슨 스타뎀은 출연하지 않았다. 도미닉(빈 디젤)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중심이 되며, 그가 이전에 저질렀던 과오로 인해 다시금 위기에 직면하는 내용이 담긴다. 빈 디젤과 함께 극을 이끄는 새로운 캐릭터로는 존 시나가 출연하며 6편에서 사망했던 한(성 강)이 돌아온다. 또한 4편~6편을 연출했던 저스틴 린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으며 현재 9편과 이어지는 10편도 촬영을 완료하고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제임스 완 감독이 제작하는 <컨저링> 유니버스도 계속된다. <컨저링 3>는 1981년, 참혹한 살인을 저지른 후 재판장에서 "악마가 그렇게 시켰다"며 무죄를 주장한 아르넨 셰엔 존슨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다. 유니버스의 중심에 있는 워렌 부부(패트릭 윌슨, 베라 파미가)가 다시 한번 등장하며 그들이 끔찍한 살인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는 내용이 담긴다. 다소 걱정되는 지점은 제임스 완이 직접 연출을 맡았던 1편, 2편과 달리 이번 <컨저링 3>의 연출은 혹평을 받았던 <요로나의 저주>의 마이클 차베스 감독이 맡았다는 것이다. 제임스 완 감독은 제작자로만 참여했다.
흥행 보증 수표가 된 슈퍼히어로 & 안티히어로
<스파이더맨 3> 12월17일 북미 개봉
<베놈 렛 데어 비 카니지> 6월25일 북미 개봉
2021년은 마블 코믹스 <스파이더맨> 속 캐릭터들의 거미줄이 더욱 넓어지는 해가 될 듯하다.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에 속한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이 세 번째 솔로무비로 12월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관건은 이번 <스파이더맨 3>가 향후 MCU의 저변을 확대해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스파이더맨 3>에는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에 출연했던 J.K.시몬스(J. 조나 제임슨 편집장 역), 알프레드 몰리나(옥토퍼스 박사 역)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속 제이미 폭스(일렉트로 역)가 출연을 확정한 상태다. 때문에 톰 홀랜드와 함께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까지 역대 스파이더맨들이 '평행우주'를 배경으로 총출동한다는 랑데부설이 일고 있다.
'소니 픽처스 유니버스 오브 마블 캐릭터스'의 <베놈>도 속편 <베놈: 렛 데어 비 카니지>(이하 <렛 데어 비 카니지>)로 돌아온다. 베놈과 대적하는 빌런으로는 살육을 즐기는 잔혹한 심비오트, 카니지가 등장한다. 카니지의 숙주도 선한 마음을 가진 에디 브룩(톰 하디)와 달리, 연쇄살인범 클레터스 캐서디(우디 해럴슨)다. 연출은 모션캡처의 장인 앤디 서키스가 맡아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놈>은 애초에 R등급으로 개봉할 계획이었지만 등급 연령을 낮추며 여러 장면이 편집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어떤 등급으로 제작, 개봉할지도 주목된다. 또한 '소니 픽처스 유니버스 오브 마블 캐릭터스'와 MCU의 세계관 공유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현재, 베놈과 스파이더맨의 만남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