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집에서 영화를 즐길 때 필요한 홈시어터 장비, 무엇이 있을까?
2021-02-10
글 : 김성훈
영화인, 영상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프로젝터, 스크린, 사운드바 추천

“초보자인데 프로젝터는 어디 브랜드가 좋나요?” 홈시어터 커뮤니티에 심심찮게 올라오는 문의다. 극장처럼 큰 화면과 풍성한 소리를 즐기고 싶은데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 ‘홈(시어터를)알(지)못(하는 사람)’을 위해 프로젝터, 스크린, 사운드바 등 홈시어터 시스템을 소개한다.

프로젝터

LG 프로빔 프로젝터. 사진제공 LG전자

빛이 있어야 상이 맺힌다. 암전일수록 색이 정확하다. 프로젝터의 기본 원리다. 프로젝터는 TV와 달리 빛을 스크린에 투사시켜 영화를 감상하는 도구다. 홈시어터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장치다. 특히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프로젝터는 TV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화면 크기가 100인치를 넘는 순간 TV 가격은 수백만원을 웃돈다.

물론 프로젝터도 TV에 비해 단점이 있다. 상이 맺히려면 약 3~4m의 초점거리가 확보되어야 하고, 설치 공간이 필요하며, 렌즈도 수명이 있다. 그럼에도 오래전부터 많은 홈시어터 마니아들이 프로젝터를 집 천장에 단 것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큰 화면을 즐기기 위해서다. 홈시어터 마니아로 유명한 백준오 플레인 아카이브 대표는 “요즘은 TV화질이 4K가 기본이라 프로젝터가 화질로 TV를 넘어설 수 없는 시대가 되었지만 굳이 4K로 보지 않아도 되고, 100인치가 넘는 큰 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프로젝터를 추천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삼성 가정용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 사진제공 삼성전자

영화 감상 취향, 감상 환경, 자금 상황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프로젝터가 저렴하게는 50만, 60만원부터 비싸게는 400만, 500만원을 호가한다. 설치식 프로젝터가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초점거리가 약 50cm만 확보되어도 투사할 수 있어 원룸 같은 작은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는 단초점 프로젝터도, 캠핑족을 위해 야외에서 자유롭게 들고 다니며 감상할 수 있는 이동식 프로젝터도 나오고 있다.

프로젝터를 고르는 중요한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국내 최대의 홈시어터 정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박진홍 DVD프라임 대표는 “일단 투사 거리가 중요하다. TV와 달리 스크린(화면)을 기준으로 투사 거리가 몇 미터인지가 좋은 감상 환경을 만드는 데 관건”이고, “그다음 기준은 밝기다. 암막 상태에서 프로젝터를 투사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투사 밝기가 좋아져서 방을 캄캄하게 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밝기가 천 안시루멘(ANSI-Lumens, 프로젝터 밝기를 뜻하는 용어)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람 환경이 까다롭지 않은 입문자들은 옵토마, 벤큐 같은 100만원대의 대만산 프로젝터나 LG에서 출시된 보급형 프로젝터를 추천한다.

스크린

스크린. 사진제공 삼성전자

프로젝터가 투사한 빛으로 상을 맺히게 하는 천이다. 프로젝터와 스크린은 홈시어터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스크린은 원단 재질에 따라 크게 매트형 원단과 필름형 원단으로 나뉜다. 매트형 원단은 가격이 저렴한 반면 스크린에 반사된 빛의 밝기가 필름형 원단에 비해 다소 어둡다. 반대로 필름형 원단은 밝기가 뛰어나 차광이 어려운 공간이나 비교적 밝은 공간에서 많이 쓰인다. 특히 반사율이 높을수록 화질과 입체감이 뚜렷한 3D 영상을 볼 때 적합하다. 사용 형태에 따라 롤스크린과 액자형 스크린이 있다. 롤은 평소에 돌돌 말아두었다가 영화를 볼 때만 펼치는 스크린이고, 액자형은 항상 펼친 상태로 벽에 거치하는 스크린이다.

스크린 없이 흰색 벽에 영상을 투사해 감상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세세한 색 표현과 깊은 암부를 즐길 수 없다. 백준오 대표는 “스크린을 제대로 세팅하지 않으면 특히 암부가 회색으로 왜곡된다”며 “홈시어터를 제대로 즐기려면 스크린을 천장부터 바닥까지 깔아줘야 한다. 그래야 빛이 반사되지 않아 콘트라스트를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홍 대표 또한 “스크린이 있고 없고는 천지 차이다. 그럼에도 스크린을 집에 설치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간편하게 영화를 감상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벽도 스크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다만 벽이 흰색이 아닐 경우 화면의 색이 왜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에는 벽지 색에 따라 왜곡을 방지하는 기능을 가진 프로젝터도 나왔다고 한다.

사운드바

LG 사운드바. 사진제공 LG전자

프로젝터와 스크린이 홈시어터의 시각을 담당하는 장비라면 사운드바는 말 그대로 소리를 전달한다. TV나 프로젝터와 연결된 외부 스피커다. 소리를 내는 울림통이 큰 브라운관 TV와 달리 요즘에 출시되는 TV는 벽걸이식으로 얇게 제작돼 울림통이 작아져, 특히 굵은 소리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 뉴스나 드라마를 보는 데 큰 지장은 없지만 영화를 볼 때는 다양한 사운드를 감상하기 위해서라도 사운드바가 필수다. 최근 소비자들이 사운드바를 별도로 구매하는 것도 “얇은 TV의 사운드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백준오 대표)이다. 물론 사운드바도 울림통이 크지 않지만, 그럼에도 요즘은 2.1이나 3.1채널 사운드바도 나오고 있어 간편하게 서라운드 시스템을 즐길 수 있다.

사실 전통적으로 홈시어터를 제대로 즐기는 마니아들은 기본적으로 5.1채널을 선호한다. 5.1채널은 영화관이나 홈시어터 시스템에서 스피커의 구성을 뜻하는 말이다. TV(나 스크린의) 양쪽에 위치한 프런트L/R, 소파 양쪽에 자리잡은 리어L/R, TV나 스피커의 아래나 위에 배치된 센터, 서브우퍼로 구성되어 있다. 스피커는 총 6개인데 5.1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서브우퍼를 0.1로 치기 때문이다. 서브우퍼는 방향성이 없는 저음을 담당하는 스피커로, 가지고 있으면 귀가 호사를 누릴 수 있지만 소음이 걱정되는 아파트에서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장비다.

백준오 대표는 “요즘은 사운드바에 우퍼가 분리되어 있어 서브우퍼를 별도로 갖추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진홍 대표 또한 “10만, 20만원대의 우퍼도 출시되고 있어 과거에 비해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다”며 “저음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우퍼가 포함된 사운드바를 구매하길 권했다. TV에 장착된 스피커로 들어도 되지만 울림통에 한계가 있어 저음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