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영화 '더 파더' 치매를 앓는 노인의 정신적 혼란을 다룬 작품
2021-04-06
글 : 홍은애 (영화평론가)

런던의 아파트에서 노후를 보내는 앤서니(앤서니 홉킨스)는 세 번째 간병인마저 내쫓고, 이로 인해 이웃에 살며 매일 그를 돌봐주러 오는 딸 앤(올리비아 콜맨)과 다툰다. 그는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다고 장담하면서 간병인을 거부하지만 딸은 곧 런던을 떠나 파리에서 살 예정이라며 그를 돌볼 네 번째 간병인을 구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앤은 파리로 떠나기는커녕 아버지를 혼자 둘 수 없어 집으로 모셔왔다고 한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그 앞에 어느 날, 둘째딸 루시와 닮은 젊은 간병인 로라(이머전 푸츠)가 방문하고 그는 딸이 그의 집을 차지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더 파더>는 치매를 앓는 노인의 정신적 혼란을 다룬 작품이다.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안 젤러의 동명 희곡이 원작으로, 그는 직접 이 작품을 연출하며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연극 무대처럼 주로 집 안에서 촬영된 영화는 철저하게 앤서니 한 사람의 시점을 따라간다. 하지만 적재적소에 클래식 음악을 삽입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극의 흐름에 리듬을 준다. 여기에 벽의 색상, 주방, 가구 배치의 변화를 통해 제시된 장면이 현실인지, 앤서니의 환각인지 모호하게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어긋난 기억으로 고통을 겪으며 서서히 무너지는 앤서니의 연기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외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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