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넷플릭스
<스위트홈>에서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였던 이은혁(이도현)과 이은유(고민시)를 인상 깊게 본 팬들이, 배우들이 커플로 만난 <오월의 청춘>을 두고 은혁과 은유의 전생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여기에 과몰입해 의견을 보태본다. <스위트홈> 2회에는 머리 단면이 보이는 ‘연근 괴물’이 된 회사원이 등장한 바 있고, <오월의 청춘> 맞선 장면에서 이도현이 매고 있던 넥타이에도 연밥 그림이 그려져 있다. 넥타이는 연근 괴물의 전생일까?
<드라마 스페셜-아득히 먼 춤>
KBS, 왓챠
<오월의 청춘>을 보면서 누가 이렇게 한숨이 나올 만큼 잘 쓰나? 했는데 단막극을 인상 깊게 봤던 이강 작가였다. 연극연출가 신파랑(구교환)의 돌연한 죽음 이후, 주변인들의 무신경한 말이 떠돌고, 애도할 마음도 준비되지 않은 극작가 최현(이상희)은 파랑이 남겼던 말과 납득하지 못한 연극의 결말을 다시 더듬어간다. “아무도 없는 숲에서 나무가 쓰러지면 소리가 날까.” 뜬구름 잡는 소리 같은 파랑의 질문이 오래 가슴에 박히는 극이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감독 클라크 존슨 외 / 쿠팡 플레이
<브레이킹 배드> 속 위험한 화학 교사가 위선적인 판사로 변신한다. 뉴올리언스 고등학생 애덤(헌터 두핸)은 자동차를 운전해 등교하던 중, 조수석에 떨어진 천식 흡입기를 찾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킨다. 애덤은 뺑소니를 치는데 애덤의 아버지이자 존경받는 판사인 마이클(브라이언 크랜스턴)은 사망한 피해자가 악명 높은 갱의 아들이란 걸 알고 사건을 덮으려 한다. 죄를 덮기 위해 더 많은 죄를 저지르며 추락하는 마이클은 <마더> 속 엄마(김혜자)를 떠올리게 한다. 원작은 이스라엘 드라마다.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감독 김성호 / 넷플릭스
유품정리 사업을 하며 망자들에게 예의를 다했던 정우(지진희)는 아들 그루(탕준상)만 남기고 갑자기 사망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그루는 타인과 교류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남다른 기억력과 추리력을 가진 스무살 청년. 홀로 유품정리업체를 운영해나가는 그루 앞에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삼촌 상구(이제훈)가 법정후견인 자격으로 나타나고, 두 사람의 어색한 동거와 동업이 시작된다.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가 다루는 죽음들은 산업재해 사망, 고독사 등 한국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이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감독 배리 젠킨스 / 아마존 프라임
미국 조지아주의 한 농장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온 코라 랜들(투소 음베두)은 노예들 사이에서도 ‘괴물’이라고 불린다. 백인 농장주가 노예에게 가학적으로 행동할 때 나섰다가 매를 맞곤 하는데, 그 모습이 독하다고 해서 ‘괴물’이다. 시저(아론 피에르)에게 코라는 ‘행운의 부적’이다. 랜들 농장에서 도망친 노예 중 코라의 어머니만 유일하게 잡히지 않았는데, 코라와 도망친다면 붙잡히지 않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동명의 원작 소설은 ‘노예 탈출을 돕는 지하 철로’란 상상을 바탕으로 한 퓰리처상 수상 소설이다.
<우먼 인 윈도>
감독 조 라이트 / 넷플릭스
에이미 아담스와 조 라이트의 만남이다. 광장공포증 때문에 집 안에 틀어박혀 사는 아동심리학자 애나(에이미 아담스). 애나는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 자신과 달리 완벽해 보이는, 건너편 건물에 사는 가족을 훔쳐보곤 한다. 애나는 평소처럼 건너편을 바라보다가 범죄를 목격하고 사건에 휘말린다. 창문 너머를 훔쳐보는 이가 겪는 소용돌이를 다루는 <우먼 인 윈도>는, <카피캣> <이창> <사랑에 대한 짧은 필름>의 자장 아래 놓을 수 있다. 소설가 A. J. 핀이 2018년에 펴낸 데뷔작이자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분노의 질주>
감독 롭 코언 / 왓챠, 네이버 시리즈온
<분노의 질주> 시리즈 최고작을 뽑으라면,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이나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등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첫 번째 작품을 꼽고 싶다. LA에서 트럭 도난 사고가 끊이지 않자 FBI는 스포츠카 폭주족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 패밀리를 의심해 경찰 브라이언 오코너(폴 워커)를 위장 잠입시킨다. 스트리트 레이스에서 만난 두 남자는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신뢰를 쌓아간다. 신작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를 볼 관객이라면 1편을 복습하고 가는 게 좋다.
<김군>
감독 강상우 / 왓챠, 네이버 시리즈온
5월, 다시 광주를 기억해야 할 시간이다. 다큐멘터리 <김군>은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한 시민군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5·18민주화운동이 북한 때문에 일어난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광주의 시민군을 ‘광수’라고 불렀는데, ‘광수’는 북한에서 내려온 특수군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보수 논객 지만원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중앙일보>가 흑백사진으로 남긴 한 시민군을 ‘제1 광수’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강상우 감독은 ‘제1 광수’로 지목된 시민군을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단순한 진실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