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루카' 인간 마을로 들어간 바다괴물, 루카
2021-06-23
글 : 이주현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해변 마을. 마을 사람들 사이엔 인근에 바다괴물이 산다는 전설이 떠돈다. 실제로 바다에는 루카(제이콥 트렘블레이)를 비롯한 바다괴물 가족들이 산다. 루카의 부모는 “호기심 많은 물고기는 육지괴물에 잡힌다”라며 루카에게 바다 밖을 경계하라 이르지만, 루카는 기어이 바다 밖 세상으로 향한다. 루카는 육지에선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지만 물에 닿으면 바다괴물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바다괴물 친구이자 육지 생활 선배인 알베르토(잭 딜런 그레이저)는 루카에게 두 다리로 걷는 법부터 자유와 일탈의 짜릿함까지 맛보게 한다. 급기야 인간 마을로 들어간 둘은 줄리아(엠마 버만)와 친구가 돼 함께 수영, 사이클, 파스타 빨리 먹기 3종 대회에 참가한다. 수영이 특기지만 정체가 탄로날 수 있어 사이클과 파스타 빨리 먹는 법을 연마하는 루카와 알베르토는 우승 상금으로 스쿠터 베스파를 사서 자유롭게 멀리 떠날 꿈을 꾼다.

디즈니·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루카>는 <소울>에 비하면 소품 같은 작품이다. <루카>가 선사하는 것은 거창한 주제나 거대한 감동이 아니라 아기자기한 상상력과 여름이면 생각날 것 같은 이탈리아 바닷가 마을의 소박한 풍경 같은 것들이다. 캐릭터부터 배경까지 이탈리아를 통째로 담은 <루카>는 멕시코 문화를 듬뿍 반영한 <코코>와 함께 픽사의 세계 기행 시리즈로 엮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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