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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2' - 세 가지 색, 불륜
2021-06-25
글 : 최지은 (작가 <이런 얘기 하지 말까?>)

“모든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라는 신조로 유명한 닥터 하우스적 관점에서 본다면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의 주제는 뚜렷하다. “모든 남편은 바람을 피운다.” Phoebe 작가가 아직 임성한 작가였을 때, 그의 세계에는 행복의 원형이 존재했다. 여자의 최대 행복은 부유한 집안에서 가정교육 잘 받아 흠잡을 데 없고 듬직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그의 아이를 낳는 것이었다. 집안의 반대가 있어도, ‘팔자’가 앞을 가로막아도 마음 변치 않는 남자만 만나면 꽃길에 안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혼작사 이혼작곡>의 세계에 믿을 남편은 없다. 아이 없이 살기로 약속한 뒤 부혜령(이가령)과 결혼한 판사현(성훈)은 운동하다 친해진 송원(이민영)을 임신시키고, 사피영(박주미)에게 최고의 남편처럼 보이는 신유신(이태곤)은 능숙한 거짓말로 줄타기하며 아미(송지인)를 만나고, 이시은(전수경)의 헌신적 뒷바라지로 교수가 된 박해륜(전노민)은 이렇게 똑같이 살고 싶지 않다며 아이들까지 버리고 나가 남가빈(임혜영)과 새 출발을 꿈꾼다.

재산권을 쥔 판사현의 부모는 아들의 혼외자가 생기자 내심 반기는 한편, 아이를 원하지 않는 며느리에게 “자식이 울타리”라며 빨리 아이를 갖도록 종용한다. 이들이 자기주장 강한 부혜령과 대조적으로 ‘조신한’ 성품에 어른을 공경하는 송원을 또 하나의 며느리처럼 대하며 물질적, 정서적 지원을 약속하는 대목은 가부장제 안에서 출산이라는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여성이 얼마나 쉽게 고립되는지 보여준다.

물론 자식이 결혼의 수호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이시은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놀랍게도 부혜령은 이혼 대신 임신을 준비한다. 조금도 놀랍지 않은 것은 송원을 사랑한다며 눈물짓던 판사현이 이혼을 강행하지도 않고 부인과의 잠자리 또한 마다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이 ‘불륜 브이로그’ 같은 드라마를 길티 플레저로 즐기더라도 이 세계 속 사랑받는 여성상을 내면화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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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시여> 요약본

유튜브 ‘스브스 테레비 감성채널’

15년 전 방영된 이 작품에는 임성한 작가 세계의 정수가 담겨 있다. 과거에 자신이 버렸던 딸을 일등 신랑감인 양아들과 결혼시켜 완벽한 행복을 누리게 해주겠다는 놀라운 발상에 하늘도 울고 시청자도 울었다. 생모가 시모되어 고부 갈등을 원천 차단하다니 이 얼마나 이상적이고 이상한가.

<컨저링>

넷플릭스, 왓챠

<결혼작사 이혼작곡>의 김동미(김보연)는 심장발작을 일으킨 남편이 죽도록 방치한 뒤 그의 영혼이 돌아온 것을 느끼자 “여기 계시는 거 모양 빠진다”라며 냉정히 말한다.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 개봉에 맞춰 시리즈를 복습할 때도 “사십구재 끝나면 (유령도) 간다”는 임성한 세계관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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