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아시아 여성감독이 만든 최고의 영화10
2021-07-26
글 : 이주현
미리 보는 부산국제영화제 ‘원더우먼스 무비’ 특별전

아시아 여성감독이 만든 최고의 영화 10편을 소개하는 ‘원더우먼스 무비’ 특별전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10월6~15일)에서 마련된다. 지난 2015년, 2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최고의 아시아영화100’을 선정해 그중 10편을 상영했다. 고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이 리스트를 향후 5년마다 업데이트하기로 했는데, 시대와 호흡하는 가치와 기준으로 아시아영화의 지형도를 꾸준히 새로 써나가겠다는 의미였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2020년 버전의 ‘아시아영화100’이 공개되어야 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행사가 미뤄지면서 올해 그 리스트가 발표될 예정이다(당시 1위는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 이야기>였고, 2020년 1위는 허우샤오시엔의 <비정성시>다). 전세계 영화인 140여명을 대상으로 ‘아시아영화100’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번엔 ‘여성감독이 만든 최고의 아시아영화’를 선정해 달라는 질문이 추가됐다. ‘원더우먼스 무비’ 특별전은 이 추가된 설문의 결과다.

‘원더우먼스 무비’를 통해 소개되는 10편의 영화 목록은 박선영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의 표현처럼 “주옥같은 영화들로 가득한 보물지도” 같다. 1위로 선정된 작품은 미라 네어 감독의 <살람 봄베이!>, 나란히 2위를 차지한 영화는 사미라 마흐말바프 감독의 <칠판>과 허안화 감독의 <심플 라이프>다. 참고로 허안화 감독의 <여인사십>은 애초 설문 결과에서 공동 7위로 뽑혔으나 한 감독의 영화를 한편씩 선정하려는 원칙에 따라 이번 특별전에서는 빠졌다. 허안화 감독의 또 다른 작품 <객도추한>과 <망향>도 2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4위는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5위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수자쿠>, 6위는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의 <내가 여자가 된 날>이 선정됐다.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가 7위를 차지하면서 10편의 영화 중 한국영화는 극영화 한편, 다큐멘터리 한편 등 총 두편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보라 감독의 <벌새>,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도 20위 안에 들었다. 비교적 근작이라 할 수 있는 2010년대에 나온 영화 3편이 나머지 순위를 차지했다. 몰리 수리아 감독의 <살인자 말리나의 4막극>이 8위,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과 하이파 알 만수르 감독의 <와즈다>가 공동 9위다.

한국, 일본, 인도, 이란, 홍콩, 인도네시아,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등 제작 국가나 제작 시기는 다양하지만 “우리 사회의 어둡고 소외된 주변부의 인물들을 그리면서도, 강단 있게 자신들의 삶을 개척해나가려는 의지를 가진 인물들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놀라운 공통점이 있다”라는 박선영 프로그래머의 말이 영화를 정확히 설명한다. 더불어 이 리스트에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선구자적인 면모로 용감하게 영화를 만들어온 여성감독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놀라운 도전을 하고 있는 여성감독들에 대한 응원의 마음이 함께 담겨 있는게 느껴진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10월이 오기 전, 아시아 각국의 ‘원더우먼’들이 만든 놀라운 영화 10편을 미리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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