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포리아> <엘리트들> <인간수업> <인터넷으로 마약을 파는 법> 등 10대들의 일탈과 범죄를 주요 소재로 다룬 작품들이 전세계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다. KT 시즌과 플레이리스트가 공동 제작하는 <소년비행>(감독 조용익, 작가 정수윤) 또한 그 트렌드에 올라탄 오리지널 시리즈다.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마약 운반 수단으로 이용당한 18살 소녀 다정(원지안)은 시골로 가고, 그곳에서 소년 가장인 고등학생 윤탁(윤찬영)을 만나 어떤 사건을 겪는다. <소년비행>의 대본 리딩이 있었던 지난 9월 9일 오후, <씨네21>은 주연배우 원지안과 윤찬영, 정수윤 작가와 조용익 감독을 만나 이 시리즈를 미리 엿보았다. <소년비행>은 시즌1(10부작)과 시즌2(8부작) 촬영을 시작해 2022년 상반기 시즌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리액션이 액션이 되는 순간을 포착하다"
대본 리딩 전에 몇 차례 만나서 예행연습을 한 덕분일까. 대본 리딩이 예정된 시간보다 빨리 끝날 만큼 촬영 전 분위기가 좋다. <소년비행>에서 배우 원지안이 맡은 다정은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마약 운반 수단으로 이용당한 18살 소녀다. 윤찬영이 연기하는 윤탁은 시골에서 아버지, 동생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소년 가장이다. 이 시리즈는 다정이 어떤 사건을 맞닥뜨리면서 시골에 내려가고, 그곳에서 윤탁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두 배우 모두 대중에게 익숙한 얼굴이다. 원지안은 영화 <해피 뉴 이어>에 출연했고,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D.P.>에서 정해인이 쫓는 탈영병의 여자 친구 문영옥을 연기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윤찬영은 <당신의 부탁> <생일>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젊은이의 양지> 등 아역 시절부터 드라마와 영화에서 내공을 닦았고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에 캐스팅됐다. 두 배우는 “시리즈가 재미있게 나올 것 같고, 현장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어땠나.
윤찬영 애니메이션 <하이큐!!> 시리즈에 빠져 있었을 때 감독님, 작가님을 처음 만났다. <하이큐!!>를 보다가 <소년비행> 대본을 읽으니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대비되더라. <하이큐!!> 속 고등학생들은 꿈을 향해 달려간다면 <소년비행> 속 고등학생들은 현실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내가 맡은 윤탁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또 지키는 게 꿈인 것 같고. 마약, 범죄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소재임에도 윤탁이 또래 친구와 함께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 이야기가 재밌었다.
원지안 대본을 읽기 전에 범죄, 누아르,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라고 들어서 무척 궁금했었다. 오디션을 보기 전날 대본을 받아 앉은자리에서 다 읽을 만큼 술술 넘어갔다. 마약 같은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잘 다루지 않는 소재도, 미성년자인 학생이 그런 유의 사건에 휘말리는 것도 흥미진진했다.
-두 인물 모두 서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역할이라는 점이 출연을 결정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쳤나.
원지안 출연 분량보다는 또래 배우가 많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좋았다. <D.P.>는 선배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고, <해피 뉴 이어>는 짧게 출연해 또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그 점에서 <소년비행>은 서사를 끌고 가는 역할이 처음일 뿐만 아니라 또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윤찬영 나 또한 출연 분량보다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출연하고 싶었다. (원)지안 누나 말대로 동료 배우들을 만나니 기대가 커졌다.
-부모에게 마약 운반 수단으로 이용당하던 다정이 시골에 내려가 윤탁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다정과 윤탁은 어떤 인물인가.
원지안 다정은 성장 환경이 심상치 않은 만큼 주변에 기댈 수 있는 어른도, 친구도 없다. 어른들에게 관심이나 사랑을 받는 데에 무관심할 정도로 고립된 인물이다.
윤찬영 윤탁은 소년 가장이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가슴속에 묻고 살면서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버지, 동생들을 다 챙기고, 요리, 청소 등 집안일을 도맡아하는 성숙한 소년이다. 속도 깊고 어른인 척해도 윤탁은 고등학생이다.
-전작인 드라마 <아무도 모른다>나 <17세의 조건>에서 맡았던 고등학생과 어떻게 다른가.
윤찬영 전작에서 맡았던 역할과 많이 다르다. 윤탁은 주변에서 선비라 불리고, 본인도 그 사실을 잘 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가슴속에 묻고 지내다가 어머니가 한번씩 떠오를 때 그리움을 겉으로 드러내는 인물이다.
-서사가 전개되면서 다정과 윤탁이 어떻게 변하나.
원지안 절망적인 환경에서 살아가다가 낯선 시골 마을에 뚝 떨어지고, 그곳에서 이상한 또래 친구들을 만나 얽히고, 그들과 함께 무언가를 도모하면서 다정은 굳게 닫힌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간다. 오늘 대본 리딩을 하기 전 함께 출연하는 또래 배우들을 만나 연기를 맞췄는데 그들에게 벌어지는 상황이 너무 재미있었다.
윤찬영 각기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다정과 윤탁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며,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라 윤탁도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다.
-촬영 전 감독이 특별히 주문한 게 있나.
원지안 혼자서 연기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를 강조하셨다. 다정이 다른 인물들과 함께 등장하거나 부딪히는 장면이 많아 인물과 잘 어울리고, 사람들의 행동이나 대사에 대한 리액션에 신경 써달라는 주문을 하셨다. 리액션이 곧 액션이 되는 연기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또 하나는 다정이 화낼 때 감정을 어떻게 드러낼지에 대해 감독님과 계속 대화하며 만들어가고 있다.
-마약을 소재로 하고 누아르 장르이기에 액션도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원지안 다정은 마약을 운반하는 일을 하는 거라 싸움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다. 오히려 맞거나 달리는 장면들이 많다.
윤찬영 다정은 자전거를 잘 탄다. 반대로 윤탁은 자전거를 못 탄다.
원지안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잘 맞을지 철저하게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 (웃음)
윤찬영 대본을 읽는 것과 현장에서 직접 하는 것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현장에 가면 달라지는 부분이 생기니 캐릭터에 대해 느끼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려고 한다. 맡은 역할을 넘어서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
원지안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촬영에 임할 거다. 기대해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