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퍼스트 카우>는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작품 중 최초의 국내 극장 개봉작이다. 위 리스트에 라이카 트의 이름을 적은 평자들은 도대체 어디서 라이카트의 영화를 본 걸까? <어떤 여자들>이 OTT를 통해 서비스된 적이 있고, <웬디와 루시>가 VOD로 개봉하기는 했으나 영화제 밖 스크린에서 일반 관객이 그를 만날 기회는 거의 없었다. 가닿기 힘든 곳에서 상찬의 주인공으로 존재해온 감독을 향해 남은 건 순수한 궁금증일 테다. 켈리 라이카트 감독은 어떤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온 걸까? 그의 미학은 어떻게 국내외 평자들을 사로잡았을 까? <퍼스트 카우>로 켈리 라이카트 감독과 처음 만난 관객을 위해 그 대답이 되어줄 지면을 마련했다. 임수연 기자가 개괄한 켈리 라이카트 감독론에 더불어 단편을 포함한 그의 필모그래피 전작을 한편씩 소개한다. 미리 귀띔하자면 켈리 라이카트의 인물들은 늘 여기 아닌 어딘가로 걸음을 옮기고 싶어 했다. 그 조용한 열망이 수놓아진 여정에 동행하고픈 독자들에게 켈리 라이카트 세계의 가이드를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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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 <퍼스트 카우>를 중심으로 보는 그의 영화 세계
일찍이 소문이 무성했다. 2019년 8월 텔루라이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이래,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 <퍼스트 카우>는 각종 매체의 연말 베스트에 꼽힌 것은 물론 세계 유수의 영화 시상식에서 20개 이상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국내 개봉 전임에도 불구하고 <씨네21> 1301호에 수록된 국내외 영화인 92명의 ‘2010-2020 영화 베스트’ 목록에 여러 차례 언급되기도 했다. 이 리스트에는 2010년대에 발표된 라이카트 감독의 또 다른 작품 <믹의 지름길> <어떤 여자들>도 세번 이상씩 거론되었다. 라이카트의 세계는 이전부터 고유의 호흡으로 영화광들을 매혹해온 것이다. 그 정점에 다다른 <퍼스트 카우>는 서부 개척 시대 미국의 두 남자가 맺는 관계를 천연히 응시하며 새로운 관점의 서부극을 제시한다. “친절함, 우정, 충성, 음식의 질과 같은 사소하게 여겨지던 것들에 주목”(장 미셸 프로동)하는 이 작품을 “2010년대 내게 충격을 준 마지막 영화”(김 혜리)로 정의한 이들이 경험한 전율을 11월4일부터 국내 극장에서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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