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뮤지컬영화, 커밍 순!
2021-11-26
글 : 남선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조너선 라슨이 그토록 선망했던 뮤지컬계의 살아 있는 전설,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사 데뷔작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또 한명의 거장에게 처음이 되었다. 그 주인공은 이 작품의 감독이 되기까지 단 한편의 뮤지컬영화도 연출하지 않은 스티븐 스필버그. 현세에 발맞추는 원로의 시네마틱한 응답처럼 다가온 <더 포스트> <레디 플레이어 원> 이후, 관객으로서 스필버그에게 바라는 것은 충실한 각색 이상의 동시대적 전언이다. 이민자 커뮤니티간의 반목과 연결을 다루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1961년 한 차례 영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스필버그의 ‘다시 찍기’ 욕망을 자극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기보다 반가운 이유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가장 좋아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이자, 가장 위대한 뮤지컬 작품 중 하나”로 꼽은 스필버그의 첫 도전은 오는 12월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시라노>

2017년 한국에서 초연 후 2019년 한 차례 더 막을 올렸던 라이선스 뮤지컬 <시라노>를 관람했다면 조 라이트 감독의 <시라노>에 당황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콤비 프랭크 와일드혼과 레슬리 브리커스의 <시라노>를 영상화한 것이 아니다. 대신 극작가 에리카 슈미트가 대본을 쓰고, 록밴드 더 내셔널의 멤버들이 음악을 맡은 2019년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을 원안으로 삼는다. 물론 태초에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가 있었다.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 중 얼굴을 감추고픈 이가 글을 쓰고, 드러낼 수 있는 이가 편지를 전하며 맺어지는 삼각관계는 현대에 <시라노; 연애조작단> <반쪽의 이야기> 등으로 재구성되기도 했다. 내년 2월 국내 개봉예정인 <시라노>의 예고편 또한 시대에 걸맞은 시도를 기대하게 만드는데, 배우 헤일리 베넷이 분한 록산이 어떤 선택의 주체가 될지가 관건. 록산에게 연서를 써내려갈 시라노 역은 원작 무대에도 올랐던 피터 딘클리지가 맡는다.

<디스인챈티드>

2007년 제작된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의 주문이 15년 만에 풀린다. 전편의 해피엔딩으로부터 10년 뒤, 행복에 의문을 품은 주인공 지젤의 이야기를 풀어갈 속편 <디스인챈티드>가 후반작업 중이다. 배우 에이미 애덤스, 패트릭 뎀프시는 전작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주연을 맡았는데, 감독은 케빈 리마에서 애덤 섕크먼으로 달라졌다. 뮤지컬영화 <헤어스프레이> <락 오브 에이지> 등을 연출하고 <스텝 업> 시리즈 제작에 참여해온 그가 선보일 춤과 노래가 어떻게 환상적으로 환상을 깨뜨릴지는 2022년 가을 디즈니+에서 확인해보자.

<영웅>

‘대한민국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영화’라는 수식어와 함께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도 있다. 2009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 뮤지컬이자 초연 이후 한국뮤지컬대상, 더 뮤지컬 어워즈를 휩쓸고 브로드웨이까지 다녀온 뮤지컬 <영웅>을 윤제균 감독이 영화화했다.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사형 판결을 받고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1년을 좇은 이 영화는 뮤지컬 <영웅>의 간판스타 정성화를 그대로 캐스팅해 팬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를 비롯해 배우 김고은, 나문희, 박진주 등이 라이브 녹음으로 넘버들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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