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영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감독들의 작품 세계 보여준다
2021-12-02
글 : 김현수
<미싱 픽처스> 클레멍 드뇌 총괄감독
사진제공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미싱픽처스: 아버지가 사라졌다> 이명세 감독편을 제작한 덕분에 이 프로젝트를 궁금해하는 한국 관객이 많아졌다. 어떻게 시작한 프로젝트인가.

= 출발은 다큐멘터리였다. 9편 정도를 시리즈로 구상하고 있었는데 준비 과정에서 프리프로덕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감독들의 미완성작을 기존 다큐멘터리 방식으로는 보여줄 방도가 요원했다. 그러면서 VR에 관심을 두게 됐고 기존 영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매체와 경쟁을 벌이듯 VR을 택한 것은 아니다.

- 에이블 페라라, 차이밍량 감독, 현재 제작 중인 이명세 감독과 가와세 나오미 감독편 등 라인업 구성이 흥미롭다. 이들을 어떻게 섭외하게 되었나.

= 많은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주제 자체가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보니 많은 분들이 거절했다. 작품 경력이 많은 감독들이 우선 섭외 대상이었고 현대 영화 역사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감독들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다. 1980년대 미국 독립영화의 상징과도 같았던 에이블 페라라 감독이 먼저 섭외되자, 그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차이밍량 감독을 섭외하는 식이었다. 에이블 페라라 감독은 VR 매체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만들지 못한 영화를 보여준다는 컨셉 자체에 더 관심을 보였다.

- 특정 영화의 프로젝트를 소개하지만 감독들이 추구해온 작품 세계 전반을 보여주는 듯한 연출 디자인이 돋보인다.

= 그것이 바로 우리의 목적이었다. 에이블 페라라의 작품 세계에서 핵심인 뉴욕이 배경이거나 극장을 중심으로 과거의 기억을 펼쳐 보인 차이밍량 감독의 오데온 극장 풍경을 통해서 감독들의 개성이 드러난다. 에이블 페라라 감독은 극중 인물들을 1980년대 미술계에서 혁명적인 시도를 했던 바스키아 스타일로 표현해달라고 요청했고, 차이밍량 감독은 수묵화의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는 디자인을 요청함과 동시에 아주 세세한 공간 연출에까지 관여했다. 현재 제작 중인 가와세 나오미 감독편은 다크한 코미디 장르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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