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정말로 역대 스파이더맨 총출동하나요?
2021-12-15
글 : 김현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둘러싼 궁금증에 답해드립니다

피터 파커 인생 최대 위기다. ‘우리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이 토니 스타크에 대한 개인적인 복수심과 피해망상에 젖어 있던 가짜 히어로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런홀) 때문에 신분이 노출되고 말았다. 스파이더맨 가면 뒤에 숨어 있던 인물이 뉴욕에 사는 고등학생 피터 파커라는 사실이 세상에 공개된 이후, 스파이더맨의 일상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보기 전에 관객이 궁금해할 몇 가지 질문을 쟁점별로 정리해봤다. 공개된 정보가 상당히 제한적이라 어떤 질문이든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피터 파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모두가 한마음으로 ‘그들’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Q. 피터 파커의 일상, 어떻게 달라질까?

죽기보다 싫은 일이 벌어졌다. 톰 홀랜드가 연기하는 피터 파커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의 첫 등장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입성한 스파이더맨 중 유일한 10대 슈퍼히어로였다. 이후 두편의 단독 주연작을 거치면서 MCU 최초의 10대 슈퍼히어로이자 그의 멘토인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차세대 아이언맨의 위치에 놓일 캐릭터로 피터 파커를 꼽는 것이 무리는 아니었다. 특히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그가 자비스의 자리를 물려받는 듯한 모습이 등장해서 페이즈4 이후 새로운 어벤져스가 규합된다면 그 리더는 스파이더맨이 되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만천하에 공개되고 말았다. 이게 어떤 의미인가 하면 MCU에서 히어로의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캐릭터는 스파이더맨이 유일했다. 정확히는, 피터 파커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이 세계관 내에서 극소수였다. 이제 슈퍼히어로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청소년으로서 누려야 할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피터 파커의 아픔은 누가 위로해줄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이야기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피터 파커는 자신의 신분 노출 이슈와 더불어 미스테리오가 세상에 뿌리고 간 가짜 뉴스의 진위도 밝혀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전세계가 가짜 뉴스와 싸우고 있는 2021년의 진짜 현실과 오버랩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릇된 신념을 가진 자들과 벌이는 힘겨운 싸움의 한복판에 피터 파커가 내던져진 것이다.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리고 누가 그에게 도움을 주게 될까.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엮이게 되는 건 예고편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에 모두가 아는 사실. 최근 마블 스튜디오의 케빈 파이기 대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넷플릭스의 마블 시리즈 <데어데블> <디펜더스>의 맷 머독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MCU에 합류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를 연기한 배우 찰리 콕스가 이어서 연기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보건대 맷 머독의 변호사라는 직업이 피터 파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점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Q. 멀티버스가 대체 왜 열릴까?

예고편에서 공개됐듯 피터 파커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아마도 만천하에 공개된 자신의 일상을 되돌릴 길이 없는지 묻기 위해서일 것이다. 피터 파커의 성정상 자신의 신분이 노출된 것에 대한 상처도 있겠지만, 신분 노출로 인해 피해를 입을 가족들과 친구들에 대한 염려를 혼자 떠안은 채 괴로워할 듯하다. 닥터 스트레인지에게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타임스톤은 없지만 소서러 슈프림으로서 지닌 마법 가운데 피터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마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하필 피터가 도움을 구하기 위해 찾아간 상대가 까칠하기 그지없고 타인에 대한, 나아가 인간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딱히 없는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점도 흥미롭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유일한 조력자 웡(베네딕트 웡)도 등장하게 될 텐데 이들이 피터에게 어떤 도움을 주게 될지 밝혀진 바는 아무것도 없다. 무언가 대단히 꼬여버려 멀티버스의 차원의 문이 뒤죽박죽될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멀티버스가 뒤섞이면서 벌어질 또 다른 사건에 대한 예고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엔딩 크레딧 쿠키 영상에도 등장한 바 있다.

Q. 그들은 피터 파커를 싫어한다?

멀티버스의 차원의 문이 꼬이기 시작하면서 예상 가능한, 이미 공개된 사건은 각각의 세계에서 활약하던 스파이더맨의 숙적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는 것이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어떤 능력을 썼든 차원의 세계는 구멍이 나버렸고, 우리가 익히 아는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시절의 닥터 옥토퍼스(앨프리드 몰리나)와 그린 고블린(윌렘 대포), 마크 웨브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일렉트로(제이미 폭스)가 MCU의 피터 파커 앞에 등장한다. 바꿔 말하면 이번 영화는 닥터 옥토퍼스와 그린 고블린과 일렉트로가 MCU에 입성하게 되는 영화가 되는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들이 복수심을 불태우는 대상이 현재의 피터 파커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의 관객은 위의 빌런 캐릭터들이 어떻게 최후를 맞았는지 잘 알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차원의 문은 그들이 각자의 세계에서 죽기 직전에 열렸던 것 같고 그들의 생명은 자연스럽게 연장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또 이들은 모두 다른 세계에서 피터 파커와 지인이었거나 은사였거나 억울하게 모함당했던 이들로, MCU의 피터 파커가 마구잡이로 죽일 수 없는 인물들이다. MCU의 유일한 10대 슈퍼히어로로서 이들을 무사히 살려서 각자의 세계로 돌려보내고도 남을 캐릭터다. 이들과의 불협화음 내지 어떤 처절한 전투가 벌어진다면 결국 모두가 잘되길 바라는 피터 파커의 착한 마음에서 비롯된 일이 될 것 같다.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위에 언급한 스파이더맨의 숙적 외에도 억울한 누명을 썼거나 슬픔을 간직한 빌런 캐릭터가 더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총출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차원의 문을 넘어 빌런들이 들이닥쳤다면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들 세계 각자의 스파이더맨들도 모일 가능성이 크다. 마블 스튜디오가 MCU 역사상 가장 놀라운 ‘그들’의 등장을 성사시키지 못했을 리 없다.

Q. 피터 파커의 다음 스토리는 대학 캠퍼스에서?

마블 스튜디오의 제작자 에이미 파스칼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제작에 관해 언급했다. 물론 이번에도 톰 홀랜드와 함께할 것이라면서 말이다. 구체적인 계획이 공식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MCU의 향후 프로젝트 방향과 규모 면에서 주목할 소식임에는 분명하다. 마블 스튜디오는 MCU에 스파이더맨을 처음 입성시킬 때부터 스파이더맨 슈트 안에는 반드시 10대 소년의 정체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을 고유한 특징이라 여겨왔다. 청춘영화에 관한 애정이 넘쳐나는 존 와츠 감독을 기용한 것도 10대 청소년의 정체성을 잘 살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바로 “아이들이 아이들다워야 한다”는 것은 MCU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중요한 메시지였다. 성장하는 고등학생 피터 파커의 입장에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역대급으로 충격적인 사건의 연속일 것이다. 자신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된 것에 대한 죄책감, 책임감을 갖고 시간을 되돌려보려 수습해보지만 아마도 그는 다른 차원의 세계 속에서 스파이더맨들이 짊어지고 있었을 책임감마저 몽땅 떠안게 될 것 같다. 소년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버거운 어른 수업 같은 이번 사건을 그는 어떻게 헤쳐나갈까. 아마도 이번 영화 다음에는 다른 선배 스파이더맨들이 그랬듯, 무사히 대학교에 입성하게 되지 않을까. 토니 스타크의 뒤를 이으려면 적어도 이 시대 최고의 과학자 슈퍼히어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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