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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성장담이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버팔로 66' 外
2021-12-24
글 : 이보라 (영화평론가)

<버팔로 66>

감독 빈센트 갈로 | 왓챠

5년의 복역을 마치고 막 출소한 빌리 브라운은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 이들에게 복수할 생각으로 이를 간다. 다만 그전에 부모에게 그동안 뵙지 못한 이유를 해명하기 위해 자신의 아내를 연기해줄 여자가 필요하다. 당연히 아는 여자라곤 없는 그는 댄스 연습실에서 나오는 라일라를 무작정 차로 끌고 와 동행한다. 이 미련하고 난폭한 남자의 속사정을 이해한 라일라는 꽤 정성껏 그의 아내를 연기해준다. 구질구질하고 변변찮은 인간은 어떻게 ‘평범한 남자’가 될까, 를 그리는 초고속 성장담이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아는 여자>

감독 장진 | 시리즈온, 왓챠, 웨이브, 티빙

빌리 브라운 못지않게 동치성도 아둔한 남자다. 물론 그에게는 지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애인에게는 이별 통보를, 병원에서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왕년에는 잘나갔지만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2군 외야수인 처지도 스스로 딱하다. 이제 아무것도 뵈는 게 없는 그의 앞에 별안간 어떤 여자가 신경 쓰이게 들락날락한다. 실은 오래전부터 그러고 있었지만 이제야 보이는 이 여자, 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장르의 진부한 요소들을 비껴가면서 독창적인 귀여움을 획득한 로맨스.

<렌트>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 | 시리즈온, 왓챠, 웨이브, 티빙

린마누엘 미란다 감독의 <틱, 틱... 붐!>의 개봉으로 다시금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크리스 콜럼버스가 감독한, 조너선 라슨의 출세작 <렌트>의 영화 버전이다. <렌트>는 사랑과 자유에의 열망을 담은 투쟁기인 동시에 모든 넘버가 귀한 뮤지컬이다. 집세가 밀리고 질병에 시달려도 하루하루를 파티처럼 사는 이들을 보며 사뭇 식어 있던 열정에 불을 지피게 된다. 특히 <La Vie Bohème>이 흘러나오며 모두가 차례대로 목소리를 얹는 장면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지만 그 소란이 응당 이들에게 필요한 것임이 설득된다.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감독 노아 바움백 | 시리즈온, 웨이브, 티빙

<미스트리스 아메리카>에서 노아 바움백 감독은 갓 대학생이 된 트레이시가 바라보는 뉴욕의 겨울을 그린다. 작가를 꿈꾸는 트레이시는 생각보다 지루한 대학 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어느 날 트레이시는 곧 재혼을 앞둔 엄마의 권유로 의붓언니 브룩을 만나게 되고 비로소 다채로운 어른의 삶을 만끽하게 된다. 연말이 다가오니 부쩍 휑해지는 마음을 다잡아볼까 하여 선택할 영화가 필요하다면 화려한 도시의 겨울을 담은 <미스트리스 아메리카>의 발랄함과 엉뚱함이 조금은 효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반쪽의 이야기>

감독 앨리스 우 | 넷플릭스

모범생 엘리는 다른 친구들의 과제를 대신 해주며 돈을 번다. 어느 날 동급생이자 교내 운동선수인 폴이 다가와 자신이 짝사랑하는 애스터에게 보낼 편지를 대필해달라고 부탁한다. 감정이 들어가야 하는 편지를 쓰는 일은 내성적인 엘리에겐 고충이다. 게다가 편지를 쓸수록 엘리는 예기치 못하게도 애스터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현대판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이야기. 오랫동안 반복된 이야기를 중국계 소녀를 주인공으로 삼은 퀴어 서사로 탈바꿈시켜 훨씬 신선하고도 날카로운 결과물이 되었다.

<심슨 가족>

제작 맷 그레이닝 | 디즈니+

스프링필드 마을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호머 심슨은 다정한 아내 마지, 말썽쟁이 아들 바트, 귀여운 딸 리사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기 매기와 산다. 이들 가족의 좌충우돌 일상을 그린 영원 불멸의 시트콤 <심슨 가족>은 1989년부터 현재까지도 절찬리에 방영 중이다. 어떤 실사 극영화보다도 따스한 감동을 전해주는 이 애니메이션 코미디를 애호하는 관객이라면 그야말로 ‘홈 시네마’에 누워 정주행하기에 딱일 만큼 총 31개의 시즌, 무려 600편 이상의 에피소드가 전부 디즈니+에 공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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