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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매력과 에너지로 가득 찬 영화 '카조니어' 外
2022-02-04
글 : 박정원 (영화평론가)

<카조니어>

감독 미란다 줄라이 | 넷플릭스, 시리즈온

분홍색 비누 거품이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공장 옆 사무실에 3인조 가족 사기단이 살고 있다. 좀스러운 사기를 쳐서 얻은 돈을 정확히 3분의 1로 나누는 이들에겐 사랑이나 온정은 찾아볼 수 없다. 어느 날, 사기를 치는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된 낯선 여자 멜라니가 이들 가족 사이로 끼어들면서 많은 것이 바뀐다. 도둑질과 사기밖에 몰랐던 딸 올드 돌리오는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독특한 매력과 에너지로 가득 찬 영화 <카조니어>를 보고 나면 세상의 모든 올드 돌리오들을 꼭 안아주고 싶어질 것이다.

<복사기>

감독 레가스 바누테자 | 넷플릭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수르는 연극 동아리에서 웹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연극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수르는 동아리 선배 라마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한다. 술과 음악에 취해 하룻밤을 보낸 다음날, 숙취에서 깨어난 수르는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것들이 모조리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도네시아의 신예감독 레가스 바누테자의 미스터리 스릴러 <복사기>는 대학생 수르의 시선으로 사회의 부조리를 맹렬하게 파헤친다.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 초청작.

<프라이빗 라이프>

감독 타마라 젠킨스 | 넷플릭스

40대 부부 레이첼과 리처드는 고생스러운 난임 치료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다. 임신 대신 입양으로 시선을 돌려보지만 그마저도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어느 날 의사로부터 난자 기증 이야기를 듣게 된 두 사람은 의논 끝에 난자 기증자를 찾아나서는데, 때마침 의붓 조카 세이디가 이들 앞에 나타난다. 이따금 인생이 그저 절망적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의 연속으로 느껴진다면 이 영화 <프라이빗 라이프>에 주목해보자. 난임 부부의 애타는 기다림의 과정을 통해 삶의 고단함을 그려낸 작품.

<토니 타키타니>

감독 이치가와 준 | 왓챠, 웨이브, 시리즈온

최근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여기 하루키의 단편을 원작으로 하는 또 다른 영화 <토니 타키타니>가 있다. 외롭게 자란 일러스트레이터 토니 타키타니는 아름다운 여자 에이코를 만나 결혼하지만 곧 비극적인 사건을 마주한다. “토니 타키타니의 진짜 이름은, 정말로 토니 타키타니였다”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삶의 공허함과 상실감, 고독을 정갈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으로 그려낸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인다.

<마카담 스토리>

감독 사무엘 벤체트리트 | 왓챠, 웨이브

<마카담 스토리> 또한 외롭고 쓸쓸한 삶의 단면을 들여다보지만 조금은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프랑스의 낡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3명의 주민과 그들이 만나게 된 3명의 인연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얄궂은 사연으로 남들 몰래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 40대 독신남은 야간 근무를 하는 간호사에게 관심을 갖는다. 10대 소년과 이웃의 나이 든 여배우는 기묘한 우정을 쌓아나간다. 아들이 감옥에 가 있는 어머니는 불시착한 우주 비행사에게 호의를 베푼다. 소박한 따뜻함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사인필드>

제작 래리 데이비드, 제리 사인펠드 | 넷플릭스

2021년 말부터 넷플릭스에서 독점 스트리밍 중인 <사인필드>는 뉴욕에 살고 있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드와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 시트콤이다.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미국 <NBC>에서 1989년부터 방영을 시작해 1998년 종영될 때까지 현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린 ‘최고의 TV 쇼’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여타 시트콤에서 흔히 엿볼 수 있는 감동 요소나 성장 서사에 대한 의존 없이 그저 일상 속 맛깔난 유머와 냉소적이고도 세련된 농담이 시즌9 동안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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