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놉시스
살짝 밀었는데 벽을 들이받고는 죽은 사람 때문에 살인죄라는 낙인이 찍힌 채 만기일 2000년대까지 감옥에서 썩어야 하는 성근과 쫀쫀하다 못해 조잡스런 여성취향의 호모 좀도둑 경영은 비록 거친 세계에서 살아왔지만 순진하다 못해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한 심성을 소유한 죄수이다. 어느날 둘은 이감되던 중 본의 아니게 탈옥에 휘말리게 되고 그 와중에 만난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며 살아온 아름답고 섹시한 혜진을 인질로 죄충우돌 여정을 시작한다.
포토(1)

세상 밖으로
관련 기사(2)
이감을 위해 호송차로 이동 중인 성근(문성근)과 경영(이경영)은 함께 타고 있던 다른 죄수들의 의해 호송차에서 내리게 됩니다. 둘은 이감되는 교도소로 가기 위해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다가 혜진(심혜진)과 그의 불륜남(?)으로 보이는 남자의 차에 타게 됩니다. 하지만 혜진을 함부로 대하는 남자를 경영은 호송차에서 훔친 총으로 쫓아내고 이 셋은 함께 움직입니다. 성근과 경영은 더 이상 교도소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경영이 꽉 잡고 있다는 서울로 올라가게 됩니다.
본격적인 코믹 로드 무비입니다. 성근은 미필적 고의로 인해 살인을 하게 되었고 경영은 자칭 은행털이범입니다. 그리고 혜진의 직업은 애매합니다. 이야기보다는 캐릭터가 좀 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이야기 자체는 탈옥범이 한 여성을 만나 벌이는 로드무비. 딱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사실 캐릭터의 매력은 이름을 딱히 붙이지 않은 설정 때문입니다. 서로에게 욕이 가미된 닉네임을 부릅니다. '재수 없는 놈' '미친 년' '미친 놈'등으로요. 이들의 이름은 탈옥범에 대한 뉴스가 나올 때 아나운서가 알려주거나 엔딩에서 경영이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정도입니다. 이 정체성의 모호성 혹은 오히려 보편성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런 설정이 관객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요소가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서로 겉으론 강한 척해보여도 조금씩 아픔이 다들 존재합니다. 혜진은 90년대 당시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성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캐릭터였고, 성근은 아내의 부재, 경영은 그야말로 외로움을 표현하는 그 자체였습니다. 이렇게 서로에게 결핍된 것을 약 3일 동안 함께할 동안 채워줍니다.
당시 90년대를 호령했던 세 명의 슈퍼스타가 함께한 어마 무시한 캐스팅의 작품이었습니다. 이후로 몇 년 동안 이들은 전성기를 구가합니다. 그리고 문성근 배우는 같은 해에 장선우 감독의 충격적인 작품이었던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함께하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선 여균동 감독이 배우로 등장해 다음 해 수많은 신인연기상을 받게 됩니다. 물론 <세상 밖으로>로 신인감독상도 받게 되고요. 음악도 당시 최전성기였던 김종서가 맡았는데 동명의 타이틀곡은 그 당시 때 꽤나 많이 여러 매체에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먼이 함께 했던 <내일을 향해 쏴라>를 오마주하기도 하고 혜진이 여러 번 영화 속에서 언급하기도합니다. 그리고 엔딩은 유사한 분위기를 내면서도 한국 정서에 맞는 아이러니한 블랙유머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최근에도 간간이 작품을 내고 있는 여균동 감독의 에너지 넘치던 그야말로 청년의 모습을 할 수 있었던 <세상 밖으로>을 필름으로 보니 감회가 정말 새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