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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아시아영화간 대화’가 일어나는 장소 ‘홍콩’, 제18회 아시아필름어워즈 현장

아시아영화를 하나로 묶는 아시아필름어워즈가 지난 3월16일 홍콩 시취센터에서 18번째 시상식을 열고 한국과 홍콩, 일본, 중국, 인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영화에 상을 수여했다. 어느 한 지역에 쏠리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트로피가 뻗어나갔다는 점이 올해 시상식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최우수작품상 수상작부터가 인도영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이다. 아시아영화라는 범주를 동아시아에 국한하지 않고 더 넓은 지역과 더 다양한 이야기로 정의하면서 아시아필름어워즈는 팽창하는 중이다.

올해 18회를 맞은 아시안필름어워즈는 한국의 부산국제영화제, 홍콩의 홍콩국제영화제, 일본의 도쿄국제영화제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시상식이다. 뛰어난 아시아영화들을 소개하고 훌륭한 아시아 영화인들을 고무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시상식은 이창동, 두기봉, 구로사와 기요시, 지아장커 등 아시아의 대표 감독들이 역대 심사위원장으로 추대됐다. 그들에 이어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는 홍콩영화의 전설인 홍금보 배우이자 감독이다.

2024년에 역대 홍콩 박스오피스 1위를 경신한 홍콩영화 <라스트 댄스>의 음악감독이자 올해 아시아필름어워즈에서 음악상을 받은 추완핀의 연주로 축제의 장이 열렸다. 악기 연주와 절권도를 결합한 독특한 축하 무대가 끝나고 본격적인 시상이 시작됐다. 여성 경찰을 다룬 인도영화 <산토쉬 순경>의 샤하나 고스와미가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되었고, 남우주연상은 홍콩영화 <파파>에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아버지를 연기한 유청운에게 돌아갔다. 유청운은 “나는 홍콩영화를 믿는다. 모두 열심히 일하자”라는 소감을 활기차게 전하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조연상은 대만 배우들에게 돌아갔다. <스트레인저 아이즈>의 이강생, <옌과 아이리, 모녀 이야기>의 양귀매가 그 영광의 주인공들이다. 일본영화 <테키 커미스>를 연출한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은 감독상을 거머쥐었으며, <산토쉬 순경>의 산디야 수리 감독은 신인감독상을 가져갔다. 각본상은 이란영화 <신성한 나무의 씨앗>에 돌아갔으며, 홍콩의 액션영화 <구룡성채: 무법지대>는 편집상과 미술상을 받았다. 지난해 남우주연상을 받은 일본 배우 야쿠쇼 고지는 평생공로상을 받으며 다시 한번 아시안필름어워즈의 영광을 누렸다.

한국영화는 기술 부문에서 선전했다. 전체 16개 중 11개 부문에 후보를 올리며 최다 후보작으로 선정된 한국영화 <파묘>는 시각효과상과 의상상을 받았다. 홍경표 촬영감독은 <하얼빈>에서의 작업으로 촬영상을 받았으나 시상식엔 참석하지 못했다. 눈에 띄는 업적을 이룬 아시아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아시아영화엑설런스상은 배우 장동건탕웨이가 받았다. 아시아 곳곳의 좋은 영화들을 호명하고 환대하는 이 자리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국경을 넘어 시네마라는 언어를 공유하는 아시아필름어워즈는 내년 3월에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인도, 프랑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합작영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이 제18회 아시아필름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파얄 카파디아 감독과 줄리앙 그라프 프로듀서가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한국영화 <파묘>는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 신인상, 각본상 등 총 16개 부문 중 11개 부문에서 후보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이날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과 의상상을 수상했다. 김신철 시각효과 감독은 무대에 올라 “아시아영화들이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시상식을 열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영광”이라며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함께 트로피를 받은 최윤선 의상감독은 스튜디오 ‘곰곰’과 조상경 의상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극장에 가서 본 영화가 성룡 주연의 <취권>이었다. 80년대 중후반 흠뻑 빠져서 보았던 영화들이 홍콩 누아르였고 배우가 된 뒤에도 홍콩 누아르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그 영화들의 탄생지인 홍콩에서 이렇게 큰 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배우의 길로 접어든 지 33년이다. 그 세월이 무의미하지 않았다고 상이 위로해주는 것 같다. 앞으로도 배우의 길을 성실하게 걸어나가겠다. 그 길 위에서 여러분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아시아영화엑설런스상을 수상한 배우 장동건, 오른쪽)

한 눈에 보는 AI 요약
제18회 아시아필름어워즈가 3월 16일 홍콩에서 열렸다. 인도영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이 최우수작품상을 받았으며, 한국영화 '파묘'는 시각효과상과 의상상을 수상했다. 홍콩영화 '파파'의 유청운이 남우주연상을, 인도영화 '산토쉬 순경'의 샤하나 고스와미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일본 감독 요시다 다이하치는 감독상을, 배우 장동건과 탕웨이는 아시아영화엑설런스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각국의 영화를 기념하는 이번 시상식은 내년에도 다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