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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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1999)
12세이상관람가
103분 액션
촬영횟수 108회, 필름사용량 18만자로 촬영횟수와 필름사용량 신기록을 세우며 촬영만 9달이 걸린 잠수함영화 <유령>이 내세우는 것은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시도된 적 없는 특수촬영과 스케일. 잠수함이 심해에서 움직이는 장면을 얻기 위해 제작진은 지난해 9월부터 잠수함 미니어처 촬영에 들어가 3달간 방독면을 쓰고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만든 장면이 단 10분만 사용되지만 영화의 스케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잠수함들의 전쟁, 밑바탕에 깔린 것은 한반도 주변정세와 파워게임의 논리다. 러시아로부터 경협차관 대신 받은 잠수함 "유령"호가 일본영해를 통과하면서 내부반란을 겪고 반란은 전투상황으로 이어진다. 남성적 카리스마를 대변하는 두 배우 최민수, 정우성이 목숨을 건 대립구도의 양 극단에 놓이고 이둘을 단순한 선악이분법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게 감독의 몫이 됐다. 민병천 감독은 015B의 뮤직비디오 <21세기 모노리스>에서 SF감각을 보여줬던 인물로 <백야 3.98>의 특수촬영감독을 거쳐 <유령> 사령실 지휘자가 됐다. 제작진이 내놓는 화제의 인물은 촬영을 맡은 홍경표 촬영감독. <처녀들의 저녁식사>를 찍었던 그는 잠수함 실내라는 제한된 공간을 빛의 색감을 통해 다양하게 변주시켰다. <유령>의 가장 큰 약점은 멜로적 요소가 없다는 점. 여배우가 거의 나오지 않는 남성영화라 <쉬리> 같은 흥행돌풍을 기대하긴 어려울 듯. 관건은 역시 잠수함 실내에서 벌어지는 드라마가 배우의 힘과 맞물려 일으킬 상승작용. 악역인 최민수를 <쉬리>의 최민식과 비교하며 보는 것도 흥미로운 감상법이 될 것 같다. 총제작비 23억원으로 우노필름이 제작했고 일신창투가 배급한다. [씨네21 206호,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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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0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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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지평을 넓혔다. 그런데 너무 단순논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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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잠수함에 80년대 군인, 항로는 7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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