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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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과 무릎사이 (1984)
97분 드라마, 성인
“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 <아 대한민국>에 이어 <건곤감리 청홍백> <아름다운 우리영화> 등의 건전가요가 방방곡곡에 울려퍼지던 때. 오락실과 만화방만은 그나마 전국적인 소음에서 안전했다. 대신 그곳에 가면 다리를 X자 모양으로 꼬아 허벅지를 드러내고는 항상 정면을 응시하던 포스터 속 여자가 있었으니, 그 여인이 바로 이보희. <일송정 푸른 솔은>(1983)으로 데뷔한 뒤 쭉 이장호 감독과 짝을 이뤘던 이보희는 <과부춤> <바보선언> 등에도 연이어 출연했지만 이름을 알리진 못했다. 이 감독이 흥행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첫 번째 영화 <무릎과 무릎 사이>는 평론가들로부터 그닥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1984년 <고래사냥>에 이어 흥행 2위에 오르면서 이보희는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다.
유년 시절 외국인 가정교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는 음대생 자영 역으로 나오는 이보희는 성충동을 죄악시하는 어머니에 대한 반항으로 비정상적인 성충동에 이끌리는 인물을 연기한다. 감독은 에로물이라는 외피 안에 미국 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만 어쩔 수 없이 끌려들어가는 사회 분위기를 담으려 했지만 메시지가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반복적이라 별 감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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