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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의 논픽션 다이어리] 유튜브 PIXID 채널: 모쏠 단톡방에 숨은 유죄인간 찾기(FEAT.이석훈)
2022-05-06
글 : 최지은 (작가 <이런 얘기 하지 말까?>)

모솔(‘모태 솔로’의 줄임말로, 연애 경험이 한번도 없는 사람을 의미함)이란 무엇인가. 연애와 우주여행의 공통점은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것”이라는 ‘우주여행’님 말씀에 따르면 ‘돌체 앤드 가바나’를 모르는 사람은 모솔이다. 모솔은 패션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돌체라곤 커피밖에 모르지만 라이트 노벨 캐릭터 바이올렛 에버가든이 여자 친구라고 소개한 ‘마이크책’님은 모솔일까 아닐까? 첫 데이트 식사 후 결제는 무조건 더치페이할 거라는 ‘연애세포’님에겐 모솔로서의 신념이 있다. “실패했던 경험이 많아서 다 쏟아주면 안되겠다.” 혼자 더치페이를 주장하지 않아 모솔이 아니라고 의심받은 ‘노리공원’님, 그러나 그 역시 “(여자와) 카톡할 때 말 안 끊기게 하는 방법”을 검색해본 적 있는 학구파 모솔이다.

모솔을 일종의 실패자로 낙인찍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에도, 의외로 이 방송에 출연한 남성들은 자신이 ‘답 없는 모솔’이라는 데 자부심을 드러내며 모솔끼리의 동질감 안에서 안정을 찾는다. 하지만 여자애와 채팅한 단 한번의 경험이 “지옥 같았다”라면서도 함박웃음 지으며 추억을 떠올리고, 엉뚱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고백 계획에 관해 말할 때 그들에게선 은근한 설렘과 기대감이 비어져나온다. 그러니 혹시 모솔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기억하자. 고백은 혼내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여자는 외계 생명체가 아니다. 괜히 지레짐작하지 말고 평소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되…지만, “파이어볼”(오랫동안 모솔로 지내면 마법사가 된다는 농담에서 파생된 표현) 같은 밈은 쓰면 안된다. 아이스 빔은 되냐고? 은든드. 더치페이하고 내 앞으로 포인트 적립해도 되냐고? 안돼! 하고 싶은 거 아무것도 하지 마!

CHECK POINT

왜 어떤 솔로는 자신이 다른 솔로보다 한수 위라고 생각할까? SBS Plus <나는 SOLO> 7기에서 여성 파트너에게 선택받지 못해 남겨진 상철은 같은 처지인 영철에게 연애 조언을 시작한다. 여자 앞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면 안된다는 훈계, 여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안정을 추구하니 반소매 옷은 입지 말라는 복장 단속, 비염 지적, 멘탈 자랑 등 자기 할 말만 끝없이 이어가는 광경에 문득 ‘우주여행’님의 폭로 혹은 양심선언이 떠오른다. “모솔의 특징은, 허세를 엄청나게 부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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