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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트리밍] 마침내 종지부를 찍다 '킬링 이브 시즌4'
2022-05-13
글 : 정예인 (객원기자)
왓챠 / 감독 스텔라 코리디 / 출연 샌드라오, 조디 코머 / 플레이지수 ▶▶▶▷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과 그녀를 추적하던 폴라스트리 이브의 애증 어린 관계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는다. 미친 짓, 충동, 집착으로 요약 가능할 이브와 빌라넬의 관계는 4년여에 걸쳐 변화해왔다. 시즌1에서는 비밀리에 국제적인 암살 범죄를 추적하던 이브가 대담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용의자 빌라넬과 만나며 이끌림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는 순간이 그려진다. 사건의 대척점에서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하나의 짝패처럼 붙어버린 두 사람의 관계는 시즌2에 이르러 한층 고착되는 듯하다. 빌라넬은 이브를 정복하기 위해 그녀가 사랑하는 이들을 살해하고, 이브는 그런 빌라넬을 처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바뀌어간다. 잔혹해진 자신의 모습과 가까워져 오는 죽음의 위협으로 인해 빌라넬과 MI6으로부터 멀어지고자 시도한 이브의 서사는 시즌3에 담겼다.

이번에 공개된 시즌4에서는 이브와 빌라넬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감정선보다 장막에 가려 있던 범죄 조직 트웰브의 정체를 파헤치는 일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이브와 빌라넬의 격정적인 감정 교류가 흥미로운 시청자에게는 서운한 일일 수 있겠지만, 헤어지고 싶어도 멀어질 수 없는 둘의 관계가 변하지 않기에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아도 좋겠다. 트웰브에서 벗어나 스스로 괴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하는 빌라넬과 트웰브를 뿌리 뽑으려는 이브에게는 누구보다 자신을 잘 이해하는 서로가 필요하다. 마지막 시리즈에 이르러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의 목소리가 조화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기꺼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칼로 찌르며, 키스하는 이브와 빌라넬이 보여주는 기묘한 세계의 마지막이 궁금하다면 한번쯤 살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