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ChatGPT)의 나날이다. 각종 미디어는 챗지피티 설명서, 사용 후기, 기술 발전 속도와 관련 주식 항목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소식을 전한다. 더 놀라운 건 사람들이 챗지피티의 기술과 편의에 빠른 속도로 적응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챗지피티가 쓴 에세이가 A+를 받는 문제가 생기자 프리스턴대학교의 학생 에드워드 티안이 챗지피티 탐지 앱 개발을 시도하고, 국내 기업에서는 임직원에게 챗지피티 기술을 전파하기 위해 ‘챗지피티 활용 사내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했다. 누군가는 심리상담 센터를 찾는 대신 챗지피티에게 자기만의 문제를 고백하고, 면접을 앞둔 취준생은 “OO 기업의 관점으로 면접 질문지를 뽑아달라”고 부탁한다. 사람들은 인간이 챗지피티에 대체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그의 이점에 시나브로 의존하기 시작했다.
영화산업도 챗지피티의 영향권에 있다. 각본을 쓰다가 막히면 이 똑똑한 챗봇에게 질문하거나, 문장 다듬기를 맡긴다는 일화가 적잖게 들려온다. <씨네21> 회의에도 챗지피티 주제가 한차례 휩쓸고 간 바 있다. “이제는 영화도 챗지피티가 만드는 거 아니에요?” 모두를 냉각시키는 누군가의 짧은 질문과 함께 우리는 가랑비에 옷 젖듯 인공지능 챗봇이 바꿀지 모를 영화산업의 근미래를 고민해보기로 했다. 먼저 챗지피티에 대한 기대와 우려 측면에서 문원립 교수와 김익환 에디터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유용한 기술을 활용하는 관점과 그럼에도 불안을 남기는 기술적 빈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이어 챗지피티를 인터뷰하듯 통통 튀는 여덟 가지 질문을 건넸다. 아무도 쉬이 답할 수 없는 질문에 빅데이터를 무기 삼은 챗봇이 뭐라고 답했을지 경청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챗지피티에 <기생충> 영화 비평을 맡겼다. 여러 필자를 섭외해봤지만 AI 필자는 처음이라는 후문이다. 담당 기자의 첨삭 및 청탁 후기도 함께 담겨 있다.
*이어지는 기사에 영화와 챗지피티 기획기사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