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되면 후계동 ‘정희네’가 떠오르고 여름 되면 삼남매가 퇴근하고 걷던 산포시 논길이 떠오른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나의 해방일지> 속 어떤 장면들이 내 기억처럼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누군가 그 드라마의 줄거리를 묻는다면 “후계동 사람들 이야기” 혹은 “경기도 산포시에 사는 세 남매 이야기”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만 만약 박동훈(이선균)이 어떤 캐릭터였는지, 염미정(김지원)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묻는다면 내가 잘 아는 사람처럼 소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박해영 작가는 그런 드라마를 쓴다. 해방, 추앙이라는 말로 일상을 견디는 사람들의 마음 깊숙한 곳을 흔든다. 내성적이고 의욕이 없는, 내가 숨기고 싶은 일면을 정면에 드러낸 캐릭터를 만든다. “교육원 강의를 할 때 학생들이 ‘어떻게 쓰느냐’고 물어봐요. 그럼 제가 반문하죠. ‘재미있었지?’ 재미있었대요. ‘네가 그게 재미있다고 느끼는 건 그 요소가 네 안에도 있는 거야. 그러니까 네 속에 있는 걸 보여주면 되는 거야.’ 절대 특별한 게 아니라고 얘기해요.” 그의 말에 공감하지만 이걸로는 채워지지 않았다. 그 인물, 그 대사를 어떻게 쓰느냐고, 3월7일 서울 상암동 JTBC에서 박해영 작가를 붙잡고 다시 물었다.
드라마
2022 JTBC <나의 해방일지>
2018 tvN <나의 아저씨>
2016 tvN <또 오해영>
2011~12 JTBC <청담동 살아요>
2006 MBC <90일, 사랑할 시간>
2004~2006 KBS <올드미스 다이어리>
2003~2004 KBS <달려라 울엄마>
2000~2001 SBS <골뱅이>
1999~2000 SBS <행진>
1998 SBS <LA 아리랑>
*이어지는 기사에 <나의 해방일지> <나의 아저씨> 박해영 작가 인터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