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D.P.’ 김보통 작가 [22 WRITERS⑧]
2023-03-13
글 : 류석우 (<한겨레21> 기자)
사진 :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이야기는 일상에서 싹트고 자란다
사진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기사엔 ‘리드’ 문장이 있다. 기사의 주제를 맨 앞에 핵심적으로 요약한 문장이다. 두괄식(역피라미드) 구조다. 드라마나 영화는 다르다. 이야기의 주제와 결말을 요약해 맨 앞에 전달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없다.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는 5분 안에 채널을 돌리거나 끄지 못하도록, 도입부가 중요하다.

작가 김보통의 이야기를 역피라미드 기사로 쓴다면 이렇게 시작할 것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를 통해 세계에 이름을 알린 작가 김보통에게 이야기란 ‘놀이’이자 ‘유흥’이고 ‘취미’다.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 인기 콘텐츠 1위에 오른 드라마의 원작을 만들고 각본을 쓴 작가는….

잠깐! 김보통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듣는 사람이 일단 재미가 있어야죠.” 그가 이런 기사의 도입부를 본다면 잡지를 넘길 것 같다. 다시 써본다.

‘좀더 다녀볼까’라는 생각을 한 건 대리로 진급하고 바뀐 연봉을 봤을 때다. 대기업 영업직으로 입사해 점심 저녁으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 접대가 일상이었다. 몸도 마음도 이미 지쳤지만, 확 뛰어오른 연봉에 잠시 다른 생각을 했다.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쯤 하자.’ 그렇게 2013년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우주선을 벗어난 우주인이 된 기분’(<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으로 회사를 나온 지 10년이 지났다. 직원 10여 명 규모의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타이거’ 대표가 된 김보통을 3월3일 서울 마포구 작업실에서 만났다. 그는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 각본 작업을 마치고 웹툰 <D.P: 개의 날> 시즌2 준비와 세개의 신규 드라마 각본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80분가량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이야기’란 단어를 155번 꺼냈다. 1분에 두번꼴로 말한 셈이다. 김보통에게 이야기란 무엇일까. 그가 하는 이야기는 무엇이 다를까.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어낼까. 먼저 그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드라마

2023 <유쾌한 왕따>(각본, 미공개) 김숭늉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2022 왓챠 <사막의 왕>(각본·연출) 돈이 전부라고 믿는 사람들과 돈이 다가 아니라 믿는 사람들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

2021 넷플릭스 <D.P.>(공동집필) 웹툰을 각색해 넷플릭스 시리즈로 만든 작품.

만화와 웹툰

2020 <나비의 모험>

2020 <사람의 사이로>

2015 <D.P: 개의 날> 헌병 군탈 체포조(DP)를 다룬 웹툰. 탈영병을 쫓고 체포하는 과정에서 왜 탈영이 벌어지는지, 군대 내 가혹행위와 부조리를 고발하는 작품.

2013 <아만자> 김보통의 웹툰 데뷔작. 갑자기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하는 26살 청년의 이야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2014년)과 부천만화대상 시민만화상(2015년) 수상.

수필

2019 <온 마음을 다해 디저트>(한겨레출판)

2018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한겨레출판)

2018 <살아, 눈부시게! 김보통의 내 멋대로 고민 상담>(위즈덤하우스)

2017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문학동네)

*이어지는 기사에 <D.P.> 김보통 작가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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