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업>의 지수(김동희)와 규리(박주현), <글리치>의 지효(전여빈)와 보라(나나)는 모범적 인생의 궤도에서 슬쩍 이탈한 뒤 결속한다. 나쁘거나 미치거나. ‘아웃사이더’는 언제나 장르물이 환영하는 주인공이었지만 <인간수업> <글리치>의 젊은 초상들은 대단히 멋있는 별종들이 아니라 평범한 얼굴에 가깝기에 그들의 반란에 외려 관심 갖게 한다. 2019년부터 자체 콘텐츠에 주력하기 시작한 넷플릭스가 <킹덤>의 화력을 이을 다음 주자를 고대하던 상황에서 복병처럼 나타난 <인간수업>은 뜨거운 화제성과 논쟁을 동시에 견인했고, 이어 등장한 <글리치>는 로맨틱 코미디·범죄·스릴러·가족 드라마가 주를 이루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 한발 삐딱하게 선 포즈로 일관하는 밀레니얼의 새 감수성을 불어넣었다. OTT 플랫폼에서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연 1986년생 작가, 무력한 청년들의 절망을 들춰내는 이름 진한새가 거쳐온 작가 수업에 관해 물었다. 3월1일 휴일의 오후, 그는 두 고양이 ‘멜로’와 ‘액션’, 그리고 육아의 풍경이 선연한 자택 거실에 앉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0대 시절에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어요. 성석제 작가를 동경하면서 혼자서 오랫동안 단편소설을 열심히 썼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드라마 작가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곁에서 본 어머니(송지나 작가,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의 일은 정말 힘들어 보였거든요. (웃음)”
드라마
2022 넷플릭스 <글리치> ‘엄친딸’과 관종 유튜버의 실종 수사극. 가난한 연인의 멜로, 우정과 퀴어 로맨스, UFO와 사이비 종교를 아우르는 혼종의 서사인 <글리치>는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그 재미가 전혀 다른 드라마다.
2020 넷플릭스 <인간수업> 곤궁한 10대가 핸드폰 앱을 이용해 성매매에 가담하면서 인생 역전을 꿈꾸는 이야기를 가혹하고 처절하게 풀어낸 10부작 시리즈.
2017 네이버TV <아이리시 어퍼컷> 진한새 작가의 첫 웹드라마. 이승과 저승의 청춘들이 만나는 코믹 판타지로 작가의 B급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데뷔작이다.
*이어지는 기사에 <글리치> <인간수업> 진한새 작가 인터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