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용 용필름 대표(<로기완> <20세기 소녀> <콜>)
“어떤 이야기든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넷플릭스의 장점 아닌가. 기성의 감독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창작자들을 우선적으로 기용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신인들이 갖고 있는 혁신적인 이야기들을 더 눈여겨봐주길 바란다. 신인배우의 기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20세기 소녀>처럼 신인 노윤서 배우가 합류한 작품을 제작할 때 넷플릭스가 그 부분에 의구심을 보이지 않고 작품 자체만 놓고 픽업해준 경우가 좋은 예일 것 같다. 현재 생성되고 있는 모든 스토리가 첫 번째로 향하는 글로벌 1위의 회사인 만큼 초심을 잃지 말아달라.”
김지연 퍼스트맨스튜디오 대표(<오징어 게임> 시리즈)
“어제 테드를 잠깐 만났을 때 우스갯소리로 나눴던 이야기가 미국에서 택시를 타고 넷플릭스로 가자고 하면 택시 기사마저 스토리 피칭을 시작한다는 말이었다. 그런 농담이 나올 만큼 현재 전세계적으로 넷플릭스에 많은 작품들이 몰리는 게 사실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밸런스를 잘 맞췄으면 한다. 가령 모든 작품이 꼭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제작될 필요가 있을까. 해외로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로컬에서 진정성 있게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 더 다양하게 개발되어야 한다. 넷플릭스가 이런 부분까지 상당 부분 서포트해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는 시장 상황이기도 하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와 같은 한국 콘텐츠가 나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정이> <지옥> <발레리나> <D.P.> 시리즈)
“한국 콘텐츠는 현재 활황이면서 위기이기도 하다. 우선 개별 작품의 흥행에 따라 제작사, 창작자들이 지속적인 창작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수익 배분에 대한 룰이 더 다양하게 보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령 PPL의 경우, 한국 창작자들에겐 시청자들이 불편하게 느끼지 않을 정도로 이를 잘 소화할 수 있는 창의성을 발휘할 역량이 있다. 제작자로서는 OTT 관람 방식에 따라 시청자들의 주의를 붙잡고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무래도 좀더 자극적인 부분을 고민하게 되는데, 이제는 다른 리듬의 작품을 보고 싶다는 갈증도 느낀다. 한국의 <로마>나 <파워 오브 도그>도 나와야 하지 않을까. 플랫폼이 지속되고 꾸준히 재미와 감동을 주려면 다양성이 공존해야 한다. 클래식한 문법을 선보이는 작품들에도 기회가 늘어야 한다. 또 <D.P.> 시즌1과 <지옥>을 통해 인상적으로 경험한 것 중 하나가 넷플릭스 마케팅의 획기적인 기획력이었다. 그런데 앞으로 제작 면에서 물량공세가 시작되면 작품당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자원들의 한계도 뚜렷해지지 않을까. 열심히 제작된 작품 한편 한편이 정확하게 관객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마케팅 영역에서의 넷플릭스의 장점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길 바란다.”
김수아 시작컴퍼니 대표(<솔로지옥> 시리즈)
“일단 예능 물량 자체가 시리즈에 비해 적다. 물량이 많아야 좋은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단순한 사실이다. 그러면 넷플릭스를 대표할 수 있는 IP들이 한국 제작자에게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 단위로 작업하는 것이 익숙하다 보니 예능은 제작 사이클이 빠르다. 한국 넷플릭스에서도 이것을 알고 예능 콘텐츠의 사이클을 유연하게 가져가려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더 적극적인 시너지가 생성되길 바라며, 아무래도 리얼리티 쇼는 현지화가 중요하므로 더빙과 자막 작업도 완성도 있는 작업이 계속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