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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이토 준지: 매니악’
2023-08-11
글 : 유선아

넷플릭스 / 감독 타가시라 시노부 / 원작 이토 준지 / 각본 사와다 카오루 / 출연 스기야마 리호, 키시오 다이스케, 스에가라 리에, 하나모리 유미리 / 플레이지수 ▶▶▶

불길한 저택에 남겨진 히키즈리 육 남매는 강령회를 연다. 터널에서 엄마를 잃은 고로는 아빠마저 잃고 하나뿐인 여동생은 뭔가에 홀린 듯이 계속 터널을 헤맨다. 하늘에는 사람들의 얼굴을 닮은 거대한 풍선이 떠다니며 바깥으로 나오라고 유혹하고, 친구의 초대를 받아 어떤 장소에 도착한 오누이는 그곳이 묘비로 가득 찬 마을임을 알게 된다. 아름다운 얼굴의 레이미(린)는 교통사고로 얼굴 절반을 잃고, 독특한 분위기의 전학생 토미에(스에가라 리에)는 사진부의 츠키코(하나모리 유미리)에게 유난히 심술궂다. 만화 <소용돌이>, <토미에> 시리즈로도 잘 알려진 이토 준지는 기담을 엮어내는 장인이다.

<이토 준지: 매니악>은 총 12화에 걸친 20개의 옴니버스 단편애니메이션으로 이토 준지의 만화가 원작이다. 이야기는 대체로 유년 시절의 놀이터, 소년·소녀가 다니는 학교, 청년이 머무는 집을 무대로 일상에서 시작해 점차 악몽으로 번져나간다. 과학이나 의학 소재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그 상상력이 작동하는 방식에 근거는 없다. 핵심은 개연성으로 구축한 설득력 있는 세계가 아니라 기묘한 이야기가 주는 섬찟함, 상상해본 적 없는 기이한 이미지의 구현과 이해할 수 없는 인간 심리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극한으로 밀고 나가는 이토 준지 특유의 상상적 과장법은 가끔 어긋난 유머 감각으로 발산되기도 하는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정통 호러물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비일상적인 정서의 총칭이 바로 공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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