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 감독·각본 이충현 / 출연 전종서, 김지훈, 박유림 / 플레이지수 ▶▶▶▷
중학교 동창인 옥주(전종서)와 민희(박유림)는 성인이 되어 우연히 재회한다. 옥주는 경호원이 되었고, 민희는 발레리나가 되었다. 이 둘은 떨어져 지낸 시간을 채우고도 남을 만큼 깊고 농밀한 우정을 나눈다. 모처럼 민희의 전화를 받고 민희의 집으로 향한 옥주는 그곳에서 민희의 사체와 친필 유서를 발견한다. “꼭 복수해줘. 왠지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로 시작하는 유서엔 민희가 당한 참변의 원인으로 보이는 최 프로(김지훈)의 SNS 계정이 적혀 있다. 옥주는 뒷조사와 미행을 통해 최 프로가 불법 약물을 밀거래하고 클럽에서 젊은 여성들을 그루밍(심리적으로 지배한 뒤에 성적으로 착취를 일삼는 행위)하는 악질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옥주는 민희가 성범죄 피해자임을 알게 된다. 옥주는 친구를 앗아간 범죄자에게 잔혹한 지옥을 선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최 프로에게 접근한다.
눈이 즐거운 프로덕션 디자인 아래 펼쳐지는 정교한 액션 시퀀스들은 관람 내내 아찔함을 부른다. 여기에 덧붙는 래퍼 그레이의 감각적인 스코어가 화룡점정을 찍는다. 배우들의 호연도 주목할 만하다. 전종서는 피로한 얼굴과 파리한 육신을 장착한 채 작품 고유의 스타일을 그대로 체화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작품 후반 무기 밀매상 콤비로 등장하는 두 원로 배우에도 주목하길 권한다. 그간 미디어에서 고루한 방식으로 쓰인 두 명배우가 이 연기를 즐기고 있음이 화면 밖 시청자에게까지 전해진다. <몸 값>과 <콜>로 확실한 인상을 남긴 이충현 감독의 3년 만의 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