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훈 촬영감독이 미국촬영감독협회(ASC, American Society Of Cinematographers)의 정식 회원이 됐다. 한국 출신의 촬영감독이 ASC 정식 회원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고, 정 촬영감독이 할리우드로 진출한지 약 8년만이다.
1919년 설립된 ASC는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촬영감독들로 구성된 조합이다. ASC 회원이 되려면 최근 8년 중에서 최소 5년 이상 촬영감독으로 활동해야 하고, 현역이나 은퇴한 ASC 회원 3명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추천 대상은 회원들의 투표를 거쳐 선정 여부가 가려진다. 정정훈 촬영감독의 ASC 회원 선정은 미국 촬영감독들이 그를 미국에서 활동하는 촬영감독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정정훈 촬영감독은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25살인 1996년 <유리>(감독 양윤호)로 촬영감독 데뷔했다. 정 촬영감독은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박쥐>(2009) <스토커>(2012) <아가씨>(2016) 등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을 촬영한 오랜 조력자로서 전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외에도 <부당거래>(2010) <신세계>(2012) 등 여러 한국영화를 촬영했고, 이후 할리우드로 진출하면서 활동 영역을 넓혔다. 할리우드에서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2015) <블러바드>(2015) <그것>(2017) <호텔 아르테미스>(2018) <커런트워>(2018) <좀비랜드 : 더블탭>(2019) 등 여러 영화를 촬영했다. 에드거 라이트 감독과 함께한 <라스트 나잇 인 소호>(2021)는 BAFTA 올해의 영국영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이후 루벤 플레셔 감독의 <언차티드>(2022), 디즈니+의 ‘스타워즈 시리즈’인 <오비완 케노비>(2022)를 차례로 찍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로 제작 전부터 큰 화제가 됐던 <웡카>(감독 폴 킹)는 현재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정정훈 촬영감독은 신작 <Heretic>(연출 스콧 벡, 브라이언 우즈)을 촬영하고 있다. 이 영화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부기맨> 등 여러 호러 영화의 각본을 썼던 스콧 벡과 브라이언 우즈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하는 작품으로 A24가 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