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샤이니 월드> 속 태민은 샤이니의 2009년 발매곡 <줄리엣>을 자신과 샤이니가 한 계단 올라갈 수 있었던 분기점으로 상정한다. 그래서일까. 태민의 고백을 듣고 나면 후렴구 가사인 “영혼을 바칠게요”가 고스란히 무대를 향한 태민과 샤이니의 절절한 고백으로 들린다. 영혼을 바칠 만큼 몰두한 무대가 있냐는 질문에 태민은 “꼭 하나만 꼽아야 한다면 샤이니의 일본 도쿄 돔 무대를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도쿄 돔 무대에 올랐을 때 ‘우리가 비로소 무언가를 이루어냈다’는 감흥을 피부로 체감했”기 때문이다. 중학교 3학년, 태민은 지금 돌아봐도 어린 나이에 샤이니의 막내로 데뷔했다. 만약 태민을 여태 막둥이 소년의 이미지로 기억했던 관객이라면, <마이 샤이니 월드>를 통해 점잖고 진중한 어른 태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 태민을 성숙한 30대 청년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은 태민의 화법이다.
태민은 샤이니의 두 형(키, 민호)이 고민을 토로할 때 내담자가 무조건 의지할 만한 든든한 상담가의 말투를 갖췄다. 태민은 “상대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해준 것일 뿐”이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그는 멤버들의 현재 고민을 듣고 즉자적으로 위로를 건네기보다 상대가 품은 고민의 근원을 자신의 시각에서 해석한 후 상대에게 돌려주는 지혜를 갖췄다. 태민은 줄곧 샤이니를 컨템퍼러리(contemporary) 밴드라 정의해왔다. 2023년을 살아가는 리스너들이 샤이니에게 요구하는 바를 기민하게 찾아내려 노력하냐는 질문에 태민은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수라면 당연히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역설했다. 태민은 데뷔 이후 수차례 자신의 꿈을 ‘최고가 되는 것’이라 공표했다. 아이돌 경력의 정점을 찍은 것은 물론, 솔로 아티스트로도 무수한 화제의 무대를 낳은 태민은 현재 미니 4집 앨범 발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태민은 “아직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말한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서 더 높은 별을 손에 쥐려 비상하는 태민을 기쁘게 만드는 순간은 누군가가 그를 롤모델이라고 고백할 때다. “누군가가 나를 롤모델이라 이야기할 때마다 ‘내가 잘 걸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에게 떳떳해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