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특집] 2023년 한국영화 & 시리즈 현장 B컷 컬렉션 ③
2024-01-04
글 : 이자연
글 : 이유채

<방과 후 전쟁활동>

사진 서지형 스틸 작가·글 이유채

고3 학생들이 입시 전쟁이 아닌 괴생물체와 진짜 전쟁을 치르는 이야기를 담은 <방과 후 전쟁활동>은 20명 넘은 젊은 신인배우들이 참여했다. 그래서인지 서지형 스틸 작가는 성용일 감독과 배우들의 모습이 담임선생과 반 아이들처럼 보였다고. 사진은 리허설 뒤 가진 모니터 타임. “신인들이 많아 감독이 배우들에게 전체적으로 아니면 개별적으로 구체적인 디렉션을 준 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곤 했다. 배우들도 감독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고 어찌나 귀를 쫑긋하던지. (웃음) 종일 뒹굴고 뛰느라 지칠 법도 한데 모두가 열정적이었다”며 집중도 높았던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박하경 여행기>

사진 전혜선 스틸 작가·글 이유채

<박하경 여행기> 6화 ‘비 오는 서울’ 편. 혼자 ‘걷고 먹고 멍때리’고자 서울 국립기상박물관을 찾은 국어 교사 하경(이나영, 오른쪽)이 탐방 온 같은 학교 미술 선생(조현철)과 학생들을 마주치지 않으려 숨는 장면이다. 이 신뿐만 아니라 해남, 군산, 제주 등을 돌며 찍었던 모든 신이 편안하게 진행됐다는 게 전혜선 스틸 작가의 소회다. “<아는 여자> 이후 오랜만에 만난 나영씨는 여전히 털털했고 상업 현장 경험이 많지 않은 듯한 스탭들은 순박하게 열심히 일했다. <박하경 여행기> 같은 사람들이 모여 <박하경 여행기>와 같은 현장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달짝지근해: 7510>

사진 조원진 스틸 작가·글 이자연

제과연구원인 치호(유해진, 가운데)의 연구소 촬영 장면. 실제 괴산에 위치한 제과제품 공장의 연구소에서 진행됐다. 유해진 배우를 중심에 두고 각 카메라가 어떤 방향으로 얼마큼의 깊이만큼 들어올 것인지 파악하는 중이다. 오른손을 들어올려 사이드 캠에 노출 정도를 확인하는 유해진 배우. 실제로 그는 촬영 분량이 없는 날에도 현장에 출석하는 책임과 열정을 보였다. 조원진 스틸 작가는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하는 김희선 배우를 위해 첫 촬영날 자신의 스케줄이 없는데도 유해진 배우가 일부러 현장에 찾아왔”다며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그의 면모를 상기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사진 노주한 스틸 작가·글 이유채

<콘크리트 유토피아> 촬영장은 한기가 아니라 열기로 가득했다. 겨울 배경의 영화를 찍던 때는 35도를 거뜬히 찍던 2021년 한여름, 거기다 잿빛의 디스토피아를 구현하기 위해 큰 세트장 위를 천막으로 다 덮어버려 내부는 바람 하나 통하지 않는 찜통과 같았다. 노주한 스틸 작가는 파카를 입은 채 땀을 뻘뻘 흘리는 배우들을 보면서 자신은 반팔, 반바지 차림이라 미안함을 느꼈다고. 사진은 주민 대표 영탁(이병헌)이 황궁 아파트를 쳐들어온 외부인이 던진 부탄가스 폭탄을 주워 다시 던지는 장면을 찍던 순간. “이런 일촉즉발의 신마저 어려움 없이 침착하게 진행됐다”고 전한 노주한 스틸 작가는 “연천 세트장 한곳에서만 거의 촬영이 진행된 터라 근처 리조트를 잡아 몇 개월을 함께 생활하다 보니 모두가 친해졌다”며 팀워크의 비결을 전했다.

<잠>

사진 조원진 스틸 작가·글 이자연

자다 일어난 수진(정유미)이 냉장고 앞에서 음식을 마구 생식하는 현수(이선균)를 보고 놀라는 장면. 평택에 위치한 세트장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조원진 스틸 작가는 신인으로 이름을 막 알리기 시작한 유재선 감독의 부드러운 힘을 기억한다. “<잠>은 유재선 감독의 젠틀하고 섬세한 면모가 두드러졌다. 리허설 과정에서 장면의 어떤 특징을 내세울지 배우들과 꼼꼼하게 조율해나갔다.” 이날은 평범한 신혼부부에게 일어나는 기괴하고 기묘한 상황 속에서 수진의 놀라는 정도를 얼마만큼 표현할지 논의했다. 조원진 작가는 짧은 시간 강한 집중력을 내보이는 정유미의 몰입력을 회고했다. “정유미 배우는 평소엔 장난도 많이 치고 해맑다. 그런데 슛 들어가는 순간 눈빛이 변한다. 해산물을 맨손으로 만져야 하는 장면을 찍을 때 리허설 때만 해도 무섭다고 소리를 질렀지만 촬영에 들어가자 덥석덥석 쥐던 모습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귀공자>

사진 노주한 스틸 작가·글 이유채

자신을 포박한 이들의 정체를 안 귀공자(김선호)가 반격의 액션을 보여주는 장면을 찍기 전 김선호 배우가 대기하고 있다. 대부분의 촬영이 제주에서 진행됐던 <귀공자>의 이날 촬영도 제주의 어느 폐창고에서 이뤄졌다. 김선호 배우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노주한 스틸 작가의 기억 속의 그는 “성실한 배우”로 각인돼 있다. “사진에서처럼 스탭들이 조명이나 카메라앵글을 맞출 땐 배우가 굳이 앉아 있지 않아도 된다. 보통 연출부나 다른 스탭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데 김선호 배우는 직접 자리해 스탭들이 더 정확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돕더라. 그러면서 본인도 자기 연기를 준비하는 데 그런 모습이 참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범죄도시3>

사진 차민정 스틸 작가·글 이유채

모텔 방에서 마석도 형사(마동석, 왼쪽)가 김양호(전석호)를 취조하는 상황. 이 사진을 보고 다음 장면이 생각나 웃음이 터졌을지도 모른다. 천만 관객을 웃긴 장면, 어두우니 불 좀 켜보라는 마석도의 주문에 불을 켜자 야릇한 음악이 흐르면서 그가 앉은 침대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그 신 말이다. 차민정 스틸 작가에 따르면 ‘빙글빙글 신’을 찍을 당시 전 스탭들이 빵 터졌다고. “마동석, 전석호 배우, 불을 켠 김만재 형사 역의 김민재 배우까지. 세 배우의 합이 워낙 잘 맞아 보는 재미가 컸다. 모두 유쾌하고 재밌는 분들이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업되곤 했다.” 차민정 스틸 작가가 “특별한 이슈 없이 대체로 수월했다”고 기억하는 <범죄도시3> 촬영 현장은 테이크를 많이 안 가는 것이 특징인 현장이었다. 마동석 배우가 신 하나를 가지고 몇 시간씩 회의할 정도로 시나리오 및 콘티 작업을 꼼꼼히 하는 편이라 실제 촬영은 준비한 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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