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아카데미(KAFA)는 신진 영화인들의 역량을 키우고 배출하는 요람으로 자리 잡아왔다. 봉준호, 허진호, 최동훈 감독 등을 배출했고 최근에도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와 같은 화제작을 내놓은 바 있다. 이렇듯 한국영화계의 큰 축을 담당하는 KAFA였지만 요즘은 좋은 얘기만 나오고 있진 않다. ‘어딘가 다 비슷하다’라거나 ‘KAFA 영화스러운’이란 볼멘소리가 들려온 지 꽤 됐다. 영화제 수상이나 흥행 성적, 졸업생들의 성과도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물론 이건 KAFA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영화계 전체가 어려운 탓에 자연스럽게 일어난 침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젊은 영화’를 상징해야 할 KAFA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징후는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에 <씨네21>에서는 한국의 젊은 영화인들의 현실을 살펴보기 앞서 KAFA 영화에 나타난 경향에 대한 내적 분석을 해보고자 한다. KAFA로 대표되는 영화인 육성 시스템의 문제를 살피기 위해선 그들의 영화를 톺아보고 영화 내부를 천천히 뜯어보는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 2024년 KAFA 영화의 첫 타자인 <검은 소년>이 개봉한 지금이 이러한 검증을 시도하기에 적절한 시기로 보인다. <씨네21>은 4월 이후 본격적으로 한국영화 제작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려 준비 중이다. KAFA 영화의 어떤 경향을 살펴보는 작업은 그 초석이 될 것이다. 2024년 한국영화계에서 ‘KAFA 영화스럽다’는 말은 칭찬일까 비판일까. 이 글을 읽고 난 뒤 당신의 생각이 궁금하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KAFA 영화 경향성 분석 기획이 계속됩니다.